(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CES에 너무 많은 국내 기업이 참여하고 수상한다는 CES 무용론이 나오는데요. 저는 많은 기업들이 더 많이 도전하고 수상했으면 좋겠습니다."(유수연 네이션에이 대표)
"CES가 없었다면 저희가 기업을 찾아가서 제품을 소개할 수 있었을까요? 저는 CES가 마케팅 툴이라고 생각합니다."(장승웅 텐마인즈 대표)
CES 2025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스타트업의 대표들이 일부에서 제기되는 'CES 무용론'에 대해 오히려 더 많은 스타트업들이 진출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인들이 대거 참여하는 국제 전시회이긴 하지만 해외 벤처캐피탈이나 해외 기업들과 어떻게든 접점을 만들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는 이유에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1일 서울 강남구 글로벌 스타트업 센터에서 CES 2025 혁신상 수상기업들의 성과를 공유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CES에서는 한국 기업 151개 사가 208개 혁신상을 수상해 전체 혁신상 458개의 45.4%를 차지했다. 이는 역대 최다 수상 실적이다. 이중 중소벤처기업 127개 사가 131개의 혁신상을 받았다.
스타트업 업계 일각에서는 이처럼 국내 기업이 CES에 대거 참여해 혁신상을 휩쓰는 것을 두고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있어 왔다. 전시관의 대부분을 국내 기업이 차지하면서 시간과 돈을 들여 국제 전시회에 참여한 효율이 반감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CES에 참석해 혁신상을 받은 스타트업 대표들은 이와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CES에 참석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2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한 네이션에이의 유수연 대표는 "CES에 너무 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수상한다는 CES 무용론이 나오고 있는데 모든 도전에는 그림자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더 많은 기업이 도전하고 수상해야 'K-스타트업'이 '한국 스타트업'이라는 소개를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24년 CES 참가 이후 어도비, 로블록스, 디즈니 등과 사업 협력을 위한 만남을 진행했고 어도비와는 계약도 맺었다고 성과를 공유했다.
CES에 6번 참가해 5번의 혁신상을 수상한 텐마인즈의 장승웅 대표는 "CES는 우리가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장소"라며 "기업을 찾아가 우리를 소개하려고 하면 우리를 만나줄지 회의적이지만 혁신상을 받고 주목을 받으면 우리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주도해 CES에 참가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여러 개선점이 제기되기도 했다. 주로 글로벌 벤처캐피탈과의 미팅을 체계적으로 연결하거나 부스 운영에 대한 개선점이 주를 이뤘다.
신소현 리걸저스티아 대표는 "전시회 부스에서 투자자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은 5~10분 가량으로 제한적"이라며 "CES 기간 오래 머무르는 투자자들과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김영환 더넥스트에이아이 대표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과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앞두고 미국에서 수 백개의 신기술 기업 선정한다고 한다"며 "내년 CES는 그 부분에 대해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올해 'K-스타트업'이라는 이름으로 통합관을 운영한 부스에 대해서도 개선 의견이 나왔다.
유수연 네이션에이 대표는 "'K-스타트업'이라는 용어를 한국인은 알지만 부스를 찾아오는 외국인은 모른다"며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등 모두가 국가명을 쓰는데 우리만 알파벳 K를 사용하다 보니 외국 바이어들이 생소해했다"고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정부가 좀 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더 효과적으로 지원해달라는 이야기로 이해한다"며 "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재정의 한계가 있고 공정성의 담보가 필요하기에 적절한 방법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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