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LG전자(066570)가 주력인 가전 사업의 성장과 전장, 냉난방공조(HVAC) 등 B2B(기업간거래) 사업 호조를 바탕으로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상고하저(상반기 호조, 하반기 부진)'인 실적 경향성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구조 개편에 힘쓰고 있지만, 미국의 상호관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LG전자는 글로벌 생산기지를 활용한 스윙 생산체제로 대응하되, 유통사와 협의해 전략적인 판매 단가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22조 7398억 원, 영업이익이 1조 2591억 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7%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LG전자의 역대 최대 매출은 가전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와 B2B 사업 핵심을 이루는 VS사업본부, ES사업본부의 선전 덕분이다.
HS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액 6조 6968억 원, 영업이익 64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3%, 9.9% 증가했다.
특히 구독 사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박원재 IR담당 상무는 이날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한국 구독사업은 대형 고급가전과 서비스 케어십 구독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매출이 성장했다"며 "해외 구독도 사업 확장 초기단계에도 불구하고 대상국가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높은 매출 성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레이시아와 대만에서 구독 사업을 시작했으며, 태국과 인도 등 시장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VS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 2조 8432억 원, 영업이익 1251억 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기차 수요 정체와 글로벌 불확실성 고조에도 불구하고 유럽 고객사 판매 확대와 지속적인 수주 확보에 따른 성과다.
HVAC 사업이 분리돼 올해 출범한 ES사업본부는 매출 3조 544억 원, 영업이익 406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3.3%에 달한다. 1분기 실적 호조의 배경은 국내 시장의 가정용 에어컨과 공기청정기의 신모델 판매 확대로 요약된다. 앞서 LG전자는 올해 1분기 국내 가정용 일반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60%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TV를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 4조 9503억 원, 영업이익 49억 원을 기록했다. LCD 패널 가격 상승과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 등의 영향을 받았다.

올해 LG전자 실적의 최대 변수는 미국의 상호관세다. LG전자는 미국 테네시주 공장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관세 적용이 제외된 멕시코 공장에서 TV와 가전을 생산하고 있어 큰 불길은 피했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미국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김이권 HS본부 경영관리담당 전무는 "2분기는 미국 관세정책 변화에 따라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심화가 전망된다"며 "업체 간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전무는 "관세 인상을 회피할 수 있는 멕시코, 미국 생산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일부 고율관세 부과 국가의 생산제품에 대해서는 스윙생산체제 기반의 최적 생산지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통채널과 협의해서 일정 수준의 판매단가 인상을 통한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며 "테네시 공장은 세탁기, 건조기 물량을 이전해 생산물량 확대를 계획하고 있고, 당사의 미국향 가전 매출의 10% 후반까지 커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에 여유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 관세 영향이 심화할 경우 다른 제품을 생산할 공장 증설까지도 가능하다.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글로벌 사우스' 신흥시장에서 가전 보급률 확대에 따른 기회 요인도 존재한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지역별 특화 제품을 출시하고, 동남아 등에서는 구독사업을 확대해 중국 기업들과 차별화할 계획이다.
신성장동력인 ES사업본부는 내년 매출 10조 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LG전자는 "상업용 유지 보수사업과 칠러,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를 추진해 두 자릿수에 근접한 영업이익률 달성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