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효성화학(298000)이 옵티컬 필름(Optical Film)과 필름 사업부의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특수가스 사업에 이은 추가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이다. 조단위 자금을 투입한 베트남 법인 실적 부진 장기화로 촉발된 자본잠식 위기는 일단락됐지만 안심하긴 이르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베트남 법인이 단기간 반전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반영됐다.
2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옵티컬 필름과 필름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옵티컬 필름 사업부는 TAC(Tri-Acetyl Cellulose) 필름을 생산한다. TV, 모니터,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에 쓰이는 LCD용 부품인 편광판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필름 사업부는 나일론·PET 필름을 생산하는 부서다. 나일론 필름은 냉장·냉동·레토르트 식품 포장재에 사용된다. PET 필름의 경우 스티커·포장용·모바일 제품 보호용에 쓰인다.
효성화학의 매각 결정은 지분 100%를 보유한 베트남 법인(Hyosung Vina Chemicals Co., Ltd.) 실적 부진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조단위 투자를 단행한 베트남 법인은 코로나19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흑자전환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 2022년 순손실 3137억 원에 이어 이듬해 2594억 원의 적자를 내놨다. 지난해 순손실은 2320억 원이다.
베트남 법인의 실적 부진은 효성화학의 재무 위기를 촉발했다. 지난해 말 기준 효성화학의 연결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679억 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졌다. 결국 이달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특수가스 사업 매각으로 자본잠식을 해소했다. 올해 효성티앤씨(298020)에 넘기고 받은 9200억 원이 유입됐다. 지난 1월 말 기준 자본 총계는 3596억 원으로 +(플러스) 전환됐다. 현재 관련 내용을 거래소에 제출하고 주식 거래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베트남 법인의 실적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베트남 법인이 생산하는 PP(폴리프로필렌) 시황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어서다. 옵티컬 필름과 필름 사업부를 매각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배경이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매각 금액은 2000억 원 안팎이다.
동시에 효성화학의 베트남 법인 살리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월 334억 원 △6월 552억 원△12월 1174억 원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총 2060억 원을 출자했다. 올해 들어선 지난 2월 272억 원을 출자했고, 추가로 5777억 원을 대여했다. 베트남 법인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장기 미래 동남아 시장을 겨냥할 수 있는 글로벌 기자라는 점이 반영됐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옵티컬 필름과 필름 사업부 등 매각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했다"며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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