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안한다" 선 그은 현대제철, 美 투자 8.5조 어떻게 마련하나

자기자본·외부차입해 제철소 투자…현대차그룹 지원 규모 촉각
철강업계 시황 악화 여전…1.5조 가치 현대모비스 지분 활용 가능성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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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현대제철(004020)이 8조 원 넘는 대형 미국 제철소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투자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이목이 쏠린다. 일단 유상증자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 자기자본과 외부 차입을 절반씩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업계에선 철강 시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를 고려하면 현대차(005380)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보유한 현대모비스(012330) 지분을 활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美 제철소에 58억 달러 투자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오는 2029년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총투자 금액은 58억 달러(약 8조 5080억 원)다.

이번 프로젝트는 원료부터 제품까지 일관 공정을 갖춘 미국 최초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다.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현대차·기아가 생산하는 완성차에 필요한 강판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업계에선 자금 조달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발표한 투자 금액은 단독으로 추진하기 부담스러운 규모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말(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 2956억 원, 차입금은 9조 7384억 원이다. 현대차그룹 지원과 차입이 없다면 사실상 불가능한 프로젝트다.

최근 철강 시황이 부진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지난 2022년 1조 6164억 원에서 이듬해 7983억 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중국산 저가 공세 등 각종 악재 영향으로 1594억 원에 그쳤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과 공동으로 자기자본 50%와 외부 차입 50%로 자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즉 4조 원 이상을 현대차그룹 내에서 조달하는 구조다. 최근 시장에서 우려를 제기하는 유상증자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지난 25일 투자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에서 "당사를 포함한 현대차그룹과 공동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지분 비율 등 세부 내역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분 구성에 따라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인식될 수 있다"며 "종속회사 편입을 위해 높은 투자비가 집행될 경우 오히려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본문 이미지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성 김 현대차 사장,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투자 계획 발표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듣고 있다. 2025.03.2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성 김 현대차 사장,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투자 계획 발표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듣고 있다. 2025.03.2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현대제철, 미 제철소 지분 25∼30% 취득 전망

증권업계에선 현대제철이 미국 제철소 지분 25~30%를 취득할 것으로 전망했다. 즉 최소 2조 원 안팎의 자기자본을 출자해야 한다. 현대제철이 현대모비스(550만 4846주·5.92%) 지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해당 지분 가치는 지난 26일 종가 기준(28만 5500원)으로 약 1조 5700억 원이다. 현대모비스의 주요주주는 △기아(17.66%) △정몽구 명예회장(7.29%) △현대글로비스(0.71%)다.

또 다른 핵심은 4조 원에 달하는 차입이다. 메리츠증권은 금리 4% 조건으로 오는 2029년까지 순차적으로 차입 시 발생하는 이자 비용을 연 930억 원으로 추정했다. 차입 주체를 현대차그룹과 나눈다면 현대제철 몫은 그만큼 줄게 된다. 지난해 현대제철이 부담한 금융비용은 6644억 원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은 최종 투자 금액과 자금조달 방식을 이른 시일 내에 확정해 시장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며 "미국 내 관세에서 벗어나고 신규 수요 확보가 기대되기 때문에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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