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에 시멘트 연초부터 휘청…1·2월 출하량 30% 줄었다

전방산업 부진 장기화…공장 끄고 생산량 줄여도 재고 급증
건설업 의존하는 내수 산업…제품 다각화 등 위기 대응 불가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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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시멘트 업계가 건설 경기 한파와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축소로 35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시멘트 출하량이 1·2월 전년 대비 30% 급감하는 등 1995년 이후 처음으로 3000만 톤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생산량을 줄이고 있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고는 창고에 계속 쌓이는 실정이다.

고금리·고환율 영향에 건설경기 최악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A 시멘트사의 올해 1·2월 시멘트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감소했다.

시멘트 출하량 감소는 전방 산업인 건설 경기 부진 영향이다. 신규 착공 현장이 급격히 줄었고 몇몇 중견 건설사는 미분양과 미수금 증가로 법정관리를 신청할 정도로 업황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SOC 예산 삭감도 건설업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SOC 예산은 25조 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 줄었다.

건설사들도 업황 반등에 부정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조사한 지난달 CBSI는 전월 대비 3.0포인트(p) 하락한 67.4로 나타났다. CBSI는 건설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를 지수화한 수치다. 100 아래면 현재의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100보다 크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시멘트 업계는 올해 출하량이 3000만 톤대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시멘트 출하량은 지난 2023년 5024만 톤에서 이듬해 13.2% 감소한 4359만 톤으로 집계됐다. 현재 건설경기를 고려하면 올해는 1990년 이후 35년 만에 처음으로 3000만 톤대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들은 일단 생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비하고 있다. 이달 초 기준 국내 소성로(킬른) 35개 중에 12개가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소성로는 시멘트 공정 중 핵심인 미분말 원료를 열로 가열하는 설비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비수기인 12∼2월에는 성수기 4~5월을 위해 적정한 재고 유지에 초점을 맞춘다"며 "올해는 연중 비수기 시즌으로 생산량을 늘릴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한일현대시멘트 강원 영월 공장 전경(한일현대시멘트 제공
한일현대시멘트 강원 영월 공장 전경(한일현대시멘트 제공

공장 가동 줄여도 재고 급증

시멘트 업계 위기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과 대출 규제가 건설사를 옥죄면서 신규 사업장이 줄었기 때문이다. 후방산업인 시멘트사는 생산량 축소로 대응했지만 재고 상승을 막지 못했다.

한일시멘트(300720)의 공장 가동률은 65.9%로 지난 2023년(73.4%) 대비 7.5%p 줄었다. 재고자산(별도 기준)은 719억 원에서 834억 원으로 16% 증가했다. 성신양회(004980)의 공장 가동률도 59%로 1.7%p 감소했지만 재고자산은 30% 늘어난 749억 원으로 나타났다.

시황 부진과 재고 자산 상승이 맞물리는 것은 기업 실적에 상당한 악재다. 재고 소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제품과 원재료 등 자산가치 하락이 원가 상승으로 연결된다. 팔리지 않는 재고가 창고에 쌓일수록 유지·관리비도 부담이다. 중장기적으로 실적을 깎아내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시멘트 업종은 건설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내수 산업이라는 점이다. 제품 다변화 등 위기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 1위 쌍용C&E가 수출로 내수 부진 만회를 시도하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결국 내부 비용 절감을 제외하고 뾰족한 대책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소성로 가동을 멈춘 이후 재가동에 필요한 비용만 수억 원에 달한다"며 "소성로 작동을 멈춘다는 것은 그만큼 시황 전망이 어둡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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