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주요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기업의 ESG 위원회 설치율은 절반 수준에 머물렀고 회의는 분기 평균 1회도 안 열렸다. 2020년부터 본격화했던 ESG 열풍이 자칫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하는 361개 사를 대상으로 ESG 위원회, 유사한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운영 여부를 조사한 결과, 53.7%인 194개 기업만 관련 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준 조사에서 48.5%(175개 기업)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동안 19개 사 증가했다.
ESG 위원회를 운영하는 기업에서 지난해 열린 회의는 총 595회로, 위원회당 연평균 3.8회에 불과했다. 분기당 1회도 개최하지 않은 것이다.
회의에 상정된 안건은 총 1361건으로, 회의당 평균 2.3건 처리됐다. 또한 이 중 64%에 해당하는 875건이 단순 보고였으며, 가결이 있어야 하는 안건은 35.7%(486건) 수준이었다.
또한 ESG 위원회에서 의결이 있어야 하는 486건의 안건을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분야로 분류해 본 결과, 직접 관련된 내용은 79건으로 전체의 16.3%에 그쳤다. 나머지는 ESG 관련성보다는 기업 전략이나 주주환원 등의 기타 안건이 대부분이었다.
환경(E) 관련이 39건(8.0%)으로 가장 많았고 지배구조(G) 개선 23건(4.7%), 사회(S) 관련 17건(3.0%) 순이었다.
업종별 ESG 위원회 설치율은 4대 금융지주를 포함한 지주사들과 이동통신 3사는 100% 운영 중이었다. 500대 기업에 포함된 공기업 10곳 중 9곳(90%)이 ESG 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조선·기계·설비업 70%, 증권업 70.0%, 상사업종과 생활용품 66.7%, 서비스업 65.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철강업(21.4%)과 제약업(25.0%)에서는 ESG 위원회를 운영하는 기업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철강업은 14개 기업 중 3곳이, 제약업은 8개 기업 중 2곳만 ESG 위원회를 두고 있었다.
ESG 위원회를 운영하는 194개 기업에서 활동하는 위원은 총 624명이었으며, 이 중 78.4%인 489명이 사외이사였고 사내이사는 21.8%(136명)에 그쳤다.
또한 위원장이 지정된 ESG 위원회는 96곳이었고 99곳은 위원장이 없거나 공시되지 않았다. 또한 위원장이 있는 96곳 중 사내이사가 위원장을 맡은 경우는 오뚜기, 롯데렌탈, 농심, F&F, 에쓰오일(S-oil) 등 5곳뿐이었다. 나머지 91곳은 사외이사가 위원장직을 수행했다. 이는 지난해 사내이사가 ESG 위원장을 맡은 비율(7.7%, 12명)보다 많이 감소한 것으로, ESG 경영에 대한 기업의 관심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리더스인덱스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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