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중국 비야디(BYD)의 국내 첫 출시 전기차 '아토3' 출고가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다. BYD의 준비 부족으로 보조금 산정 등 관련 절차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서다. BYD코리아가 약속했던 출고 시기보다 늦어져 소비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6일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지난달 말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 보조금 산정을 위한 서류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통상 서류 제출 이후 보조금 산정까지 약 한 달이 걸린다. 하지만 아토3는 이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규정을 개정하면서 제조물 책임보험 가입, 배터리 충전량 정보(SoC) 조회 등을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아토3는 SoC 조회 기능이 없어 보조금 신청을 제때 할 수 없었다. BYD 측은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SoC 조회 기능을 탑재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다.
다만 환경부가 BYD의 확약이 보조금 지급 기준을 충족한다고 보는 것과 서류 제출은 별개의 문제다. 환경부가 확약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최악의 경우 아토3는 보조금을 한 푼도 못 받을 수 있다.
자칫 BYD코리아가 내세운 '2000만 원대 전기차'는 공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토3는 산업통상자원부의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요건 등에 관한 규정'도 아직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출고 지연이 발생하면서 중국서 들여온 차량은 현재 평택항에서 대기 중이다.

아토3 고객 인도가 하염없이 늦어지면서 소비자 원성도 커지고 있다.
BYD코리아는 지난 1월 국내 전기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첫 판매 차종으로 아토3를 발표했다. 당시 브랜드 론칭 행사에서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부문 대표는 2월 고객 인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중국 전기차라는 일부 우려가 있었지만, 보조금 적용 시 2000만 원 후반대 '가성비' 전기차에 관심을 보였다. 사전계약 일주일 만에 1000건을 기록하며 소비자 반응도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BYD의 준비 부족으로 아토3 출고 지연이 발생했고, 향후 정확한 인도 시기도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게다가 출고 지연을 대처하는 BYD코리아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자세한 설명이나 공지 없이 딜러를 통해 "기다려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어 소비자 불만을 키웠다. 일부 사전계약 고객은 국민신문고와 한국소비자원 등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5일 현재 BYD코리아의 홈페이지에는 아토3 출고 지연과 관련, 아무런 내용이 없는 상태다. 출고 지연은 한국 시장에서 구형 아토3 재고 처리, 4개월간 평택항 대기에 따른 차량 품질 저하 등 우려로 확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00건의 사전계약은 중국산 브랜드 우려가 있지만, 가성비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확실히 보여주는 숫자"라면서 "BYD 스스로가 준비 부족으로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은 분명한 실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 신뢰 하락은 향후 출시할 씰, 씨라이언 7 등 차종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