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물류업계 '대어'로 꼽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코스피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2024년 말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상반기 중 기업공개(IPO)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이는데, CJ대한통운에 이어 물류업계 2위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공모에 흥행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상반기 코스피 IPO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2~3월 중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4월에는 상장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공동 주관사는 KB증권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상장에 나서는 것은 재무적투자자(FI)인 LLH와 약속한 상장 기한이 2025년 4월까지기 때문이다. LLH는 사모펀드 운용사 메디치프라이빗에쿼티(PE)가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당초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7년 사모펀드 메디치PE로부터 2960억 원을 투자받으면서 2021년 4월까지 IPO를 약속했다. 당시 구주 거래 1290억 원, 유상증자 1500억 원이었다.
최대 주주인 롯데지주(지분율 46.04%)는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메디치PE(지분율 21.87%)에 매도 청구권을 달았다. 유상증자로 인수한 지분에 이자를 더해 메디치PE에 지급해야 한다는 약정이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 사태 등의 여파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고, 롯데지주와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간 합의에 따라 풋옵션 기한이 세 차례나 연장됐다. 이제 그 풋옵션의 데드라인은 2025년 4월이다. 롯데그룹이 FI의 풋옵션을 피하기 위해선 4월까진 롯데글로벌로지스의 IPO를 마쳐야 한다.
상장을 앞두고 가장 큰 관심사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업가치다.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서는 '비교그룹' 설정이 관건이다. 물류업계 2위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비교기업으로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000120)을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 신규 상장사 할인율을 크게 적용하더라도 최근 CJ대한통운이 연일 강세를 보이는 것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책정에 유리한 대목이다. 여기에 글로벌 물류회사들이 비교그룹으로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단, 비교그룹에 따른 몸값 책정이 이뤄지더라도 그 '하한선'이 1조 3000억 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점은 롯데글로벌로지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상장가치가 1조 3000억 원을 밑돈다면 주요 투자자인 메이치PE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당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전체 지분가치는 8800억 원대였는데 투자 기간이 7년을 지난 만큼 기대수익률도 높아졌다. 롯데지주 입장에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몸값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만 메디치PE에 돌려줄 금액을 최소화할 수 있다.
최근 모기업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도 변수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유동성 위기설이 나왔고 계열사 중 하나였던 롯데렌탈의 매각을 결정했다. 롯데지주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2기 출범 등으로 인해 향후 글로벌 물류 상황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도 변수다. 내수 부진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택배 기업에 대한 투심이 썩 좋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류산업은 증시에서 저평가된 업종 중 하나이기 때문에 신규 상장사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것이 녹록치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악재 속에서도 앞서 선발 주자였던 LG CNS가 기관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에서 흥행을 거둔 것이 롯데글로벌로지스 입장에선 그나마 위안이다. LG CNS는 IPO 시장의 차가운 흐름 속에서도 공모주 청약 증거금으로 21조 원을 끌어모았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상장 일정은 3자간 협의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기업가치 관련 사항은 공정공시 기준에 의해 자세히 이야기하기 어려우나 현재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시장에 성장성을 입증하기 위해 투자설명회(IR)를 통해 회사 비전과 목표를 적극적으로 밝힌다는 계획이다. 시장에 성장성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힘쓴다는 구상이다.

CJ대한통운, 한진과 함께 물류 '톱 3'로 꼽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988년 설립된 종합물류회사다.
2016년 롯데그룹이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한 뒤 롯데로지스틱스와 합병해 몸집을 키웠고, 2019년 지금의 롯데글로벌로지스라는 통합 법인이 출범했다. CJ대한통운에 이어 물류업계 2위인 회사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23년 매출 3조3164억 원, 영업이익 63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 1조7806억 원, 영업이익 507억 원을 올렸다. 택배, 글로벌 복합운송, 생산물류(SCM) 등 종합 물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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