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HBM3E 개선 제품 공급"…삼성전자 '엔비디아 문턱' 넘을까

젠슨 황 언급 재설계 작업 착수한 듯…HBM3E 12단 제품 집중
실적 부진 원인 엔비디아 진입 불발…"HBM4도 계획대로 준비"

사진은 3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5.1.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사진은 3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5.1.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HBM 큰손'인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진 만큼 개선된 제품으로 재도전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1일 열린 2024년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고객사 공급을 목표로 HBM3E 제품 개선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HBM3E 12단 제품을 개발했지만 양산에서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뒤처졌다. 지난해 3분기부터 HBM3E 8단 및 12단 제품 양산에 돌입해 AMD 등 고객사에 납품을 시작했지만 AI 가속기 시장 1위인 엔비디아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엔비디아의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한 원인으로는 HBM3E 제품 자체의 설계 문제가 거론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삼성전자의 HBM3E 제품에 대해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AI 반도체 핵심 부품이다. 삼성전자가 이날 언급한 '개선 작업'은 HBM3E 제품의 재설계를 공식화 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구체적인 고객사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기존 양산하던 HBM3E 제품 설계나 공정을 변경하고 있다는 점을 미뤄볼 때 엔비디아 납품을 위한 작업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 부사장은 "(HBM3E) 개선 제품의 가시적인 공급 증가는 2분기부터 본격화 할 전망"이라며 "1분기에는 미국 정부가 발표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영향과 당사의 개선 제품 계획 발표 이후 주요 고객사의 기존 수요가 개선 제품으로 옮겨 가면서 일시적인 수요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개선 작업은 HBM3E 12단 제품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분기부터 HBM3E 12단이 시장의 주류 제품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8단보다 12단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제품 개선 작업을 삼성전자가 HBM3E 8단과 12단을 별도의 트랙으로 운영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김 부사장은 "2분기 고객 수요가 HBM3E 8단에서 12단으로 예상 대비 빠르게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수요에 맞춰 램프업해 올해 전체 비트공급량을 2배 확대할 계획"이라며 "HBM3E 16단은 고객의 상용화 수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스택 검증 차원에서 샘플을 제작해 주요 고객사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1분기 출하량 감소를 감수하면서까지 HBM3E 개선 작업에 착수한 건 반도체 시장이 AI 서버향 첨단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조 9000억 원, 연간으로는 15조 1000억 원에 그쳤다. HBM 점유율 1위인 SK하이닉스가 연간 23조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도 더딘 HBM 시장 경쟁력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의 적자 폭 확대 등을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HBM 매출은 당초 전망을 하회한 1.9배 성장하는 데 그쳤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HBM 매출이 4.5배 이상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반등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2분기부터 엔비디아 납품이 시작된다면 하반기 출시 예정인 6세대 HBM(HBM4) 품질 테스트도 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

김 부사장은 "HBM4는 하반기 양산 목표라는 기존 계획대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커스텀(맞춤형) HBM 과제도 기존 계획에 맞춰 고객사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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