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천=뉴스1) 배지윤 기자 = 경기 이천시 마장면에는 조금 특별한 대학이 있다. 졸업장이 나오는 정규 교육기관은 아니지만 누구나 BBQ 치킨의 비법을 직접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BBQ 치킨대학'이다. 전국의 BBQ 가맹점주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으로 BBQ의 브랜드 철학과 시스템이 집약된 '치킨계의 사관학교'로 불린다.
27일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를 달려 도착한 제너시스BBQ 치킨대학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미디어 투어가 열렸다. 이곳은 지난해 9월부터 약 4개월간 리모델링을 거쳐 새단장을 마쳤으며 이날 BBQ의 시그니처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을 직접 튀겨보는 체험도 마련됐다.
치킨대학은 단순히 조리법만 배우는 곳이 아니다. 제품 개발부터 체험까지 이뤄지는 BBQ의 핵심 거점이다. 2000년 경기 광주에서 처음 문을 연 뒤 2003년 지금의 이천 캠퍼스로 확장 이전했으며 이곳에서 수많은 가맹점주들이 배출되며 BBQ만의 시스템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이날 가맹점주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해봤다. 실제 예비 점주들이 받는 과정 그대로 치킨을 튀기고 본사의 매뉴얼에 따라 실습을 진행했다. 치킨 실습은 전영수 BBQ 경영개발원 창업교육팀 강사의 지도로 진행됐다.
체험에 준비된 닭은 10호 닭(951~1050g)이었다. 여기에 국자로 물반죽을 고루 붓고 닭과 섞은 뒤 전용 배터믹스 가루에 다시 한번 버무렸다. 황금올리브 특유의 날카롭고 바삭한 '튀김 컬'을 만들어주는 핵심 과정이다.
반죽한 닭은 기름 온도 165도에 맞춰 정확히 10분 동안 튀겼다. 만약 가맹점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사장님이라면 조리 중간쯤 닭다리에 칼집을 살짝 내주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닭이 붉게 익어 '안 익은 것 아니냐'는 오해를 줄이기 위한 세심한 배려다.

10분 후 황금빛으로 튀겨진 치킨을 뜰채로 건져 1분간 기름을 뺐다. 적당히 기름이 빠진 치킨은 종이상자에 담겨 드디어 나만의 '황금올리브치킨'이 완성됐다. 실제 BBQ 매장에서는 하루 평균 300마리를 튀긴다고 하니, 왜 본사의 매뉴얼이 정교해야 하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이어서 양념치킨도 만들어봤다. 황금올리브치킨은 닭을 8조각으로 나누지만, 양념치킨은 양념이 잘 스며들도록 16조각으로 더 잘게 분할한다. 반죽은 배터믹스를 쓰지 않고 물반죽만 활용했다. 튀긴 뒤 양념을 고루 버무리자 익숙한 붉은빛의 BBQ 양념치킨이 완성됐다.
이때 중요한 건 쉬운 레시피로 누구나 균일한 맛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전 강사는 "프랜차이즈에서 가장 중요한 건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표준화된 레시피"라며 "초등학생도 만들 수 있을 만큼 간단해야 하고 누가 만들어도 똑같은 맛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BBQ 패밀리라면 누구나 거쳐 가는 치킨대학은 제너시스BBQ의 핵심 거점이다. 이곳은 가맹점주 교육뿐 아니라 제품 개발과 소비자 체험까지 아우르는 복합 공간으로 통제된 기업부설 연구소 내에서 석·박사급 연구원 30여 명이 24시간 치킨을 연구하고 있다.
전국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이곳에서 상시 진행된다. 가맹계약을 체결한 예비 점주는 반드시 8박 10일간 합숙하며 교육을 이수해야 매장 운영권을 받을 수 있다. 또 치킨 조리법은 물론 고객 응대·마케팅·매출 관리 등 점포 운영 전반을 익힐 수 있다.

BBQ는 패밀리들을 위해 쾌적한 숙소와 헬스장은 물론 최근에는 족구장·배드민턴장까지 조성하고 있다. 8개의 실습장도 갖추고 있어 교육생들은 하루 평균 50마리의 치킨을 튀기며 실습을 반복한다. 이렇게 완성된 치킨 중 일부 남는 분은 대한적십자를 통해 기부된다. 이는 매월 약 4000만 원 규모에 달한다.
교육 이수를 하고 가맹점주가 됐다 하더라도 끝난 것이 아니다. '재계약' 점주들도 이곳에서 다시 교육받는다. 최초 계약 후 3년, 이후 2년 단위로 재계약을 진행하며 본사의 운영 변화나 정책을 공유하고 교육을 이수한 점주에게만 재계약 자격이 주어진다.
홍기풍 BBQ 경영개발원장 상무는 "BBQ 가맹점주가 되려면 단순히 치킨만 잘 튀겨서는 안 된다. 치킨대학은 조리뿐 아니라 점포 경영까지 함께 배우는 곳"이라며 " 예비 점주들은 이곳에서 고객 응대부터 매출 관리까지 실제 운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교육을 받는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