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구지은 전 부회장이 아워홈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해 한화호텔앤리조트 지분 매각에 대한 입장을 드러냈다. 사내이사 선임 등 주주제안은 부결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날 오전 서울 마곡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감사보고서, 주주제안 등 안건을 처리했다.
구미현 아워홈 대표이사는 의장으로 참석한 가운데 구 전 부회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구 씨 일가 중 구본성 전 부회장, 구명진 씨는 대리인이 참석했다.
이날 주총에서 구 전 부회장은 한화호텔앤리조트 지분 매각과 관련해 우려 표명과 주주제안을 했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한화호텔앤리조트 계약 당사자는 아워홈이 아닌 매각 주주"라고 짚으면서 "현재 본건 계약은 계약 체결이 진행됐을 뿐, 계약을 이행하기 전 필요한 정관에 따른 기존 주주의 우선매수권 행사 절차 및 이사회 승인 등 필수 요건이 선행되지 않았으며 거래종결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화가 매각주주들로부터 주식을 양수하더라도 한화 및 그 계열사와 아워홈은 별개의 법인"이라면서 "아워홈의 이익과 한화의 이익은 엄격하게 구분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주로서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구 전 부회장은 주주제안으로 아워홈 전 임원들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안을 상정했지만 표결이 과반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앞서 한화호텔앤리조트는 지난달 11일 이사회를 통해 아워홈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분 58.62%(구본성 38.56%+구미현 19.28%+기타) 확보다.
아워홈 정관상 경영활동 관련 주요 의사 결정을 위해서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 동의가 요구돼 추가 지분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 씨는 회사 매각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우선매수청구권(동일 조건으로 우선 매수 권리)까지 가지고 있어 해당 지분 확보를 둘러싼 분쟁이 예상되고 있다.
한화호텔앤리조트는 아워홈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해 우리집에프앤비를 설립, 이를 통해 주식매매 계약상 당사자 지위와 권리·의무를 이전받을 예정이다. 출자 일자는 오는 4월 29일, 출자 목적물은 보통주식 25만 주, 출자금액은 2500억 원이다.
2000년 설립된 아워홈은 고(故) 구자학 회장에 의해 LG유통(현 GS리테일)에서 분리·설립됐다. 1984년 식자재 공급 사업으로 시작해 단체급식, 외식, 유통까지 사업을 확장하면서 급식업계 2위 업체로 성장했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해 경영을 이끌어 오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여러 차례 '경영권 분쟁'을 겪은 후 지난해 6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구지은 전 부회장에 이어 대표이사에 오른 구미현 회장은 곧바로 기업공개(IPO)와 지분 매각을 동시에 추진했고, 결국 지난해 12월 한화 그룹에 매각을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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