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산협 차기 수장 선임 난항…SPC 황종현 vs 샘표 박진선 '평행선 재확인'

지난주 회장단 식사 자리서 의견 못 좁혀…선출 절차 마련 중
법률 검토·식약처 검토 등 거쳐야…"5월로 넘어갈 수도"

본문 이미지 - 왼쪽부터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와 황종현 SPC삼립 대표.(뉴스1 DB)
왼쪽부터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와 황종현 SPC삼립 대표.(뉴스1 DB)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국내 식품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식품산업협회의 차기 협회장 선임이 이례적인 난항을 겪고 있다. 하마평에 올랐던 박진선 샘표식품(248170) 대표와 황종현 SPC삼립(005610)의 대표가 아직 평행선을 달리면서 차기 협회장 선임은 빨라야 4월, 더 지체되면 5월까지도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직무대행으로 역할을 지속하고 있는 이효율 협회장(풀무원 이사회 의장)과 박 대표, 황 대표 등 식산협 회장단 10여명은 함께 식사 자리를 가졌다.

식산협은 지난달 정기총회에서 2월로 임기가 종료된 이 협회장의 차기 협회장을 선출하려 했지만, 박 대표와 황 대표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회장단 식사 자리는 총회가 한 달가량 지난 후 이 협회장이 박 대표와 황 대표에게 다시 한번 의사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식산협 측에 따르면 박 대표와 황 대표는 여전히 차기 협회장 자리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대표를 제외한 다른 회장단 인사들은 투표 대신 한명을 설득해 추대 형식을 취하기를 원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식산협은 이에 따라 차기 협회장 선임 절차를 마련 중이다. 현재 식산협 정관에는 총회를 거쳐 협회장을 선출한다는 내용만 있을 뿐, 선출 프로세스에 대한 내용은 없다.

만약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면 회원사의 투표 가능 재적수 및 의결정족수, 서면 투표 가능성 및 방법 등을 논의하고 있다. 투표 이후 문제 제기 소지가 없도록 법률 검토 역시 함께 진행하고 있고, 식품위생법을 통한 법정단체인 만큼 식품의약품안전처와도 관련 절차를 협의 중인 상황이다. 여기에 회원사들을 한데 모아 이사회·총회를 거쳐야 한다.

식산협 측 관계자는 "회장단에서 투표보다는 추대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아서 이 협회장께서 한 번 더 두 분과 이야기를 나누실 것 같다"면서도 "정관 변경을 위해서 법률 자문, 식약처 검토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려서 빨라야 4월이고, 5월로도 넘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1969년에 설립된 식품산업협회는 현재 192개 식품기업이 가입된 국내 식품업계 최대 단체다. 협회장은 보수 없는 명예직으로, 식품업계의 입장을 정부와 정치권에 대변하고 업계 내 쟁점 사항을 중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그동안 협회장 선임은 오히려 후보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었고, 협회장 선출은 특별한 선거 과정 없이 회장단 내 협의를 통해 결정해 왔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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