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컬리가 최근 침체된 소비 환경 및 e커머스 시장의 성장세 둔화에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업인 식품 사업뿐만 아니라 뷰티 등 신성장 사업까지 기여하면서 올해는 더욱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컬리의 거래액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이 밝힌 지난해 4분기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 성장률(1.2%)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하향세인 온·오프라인 커머스 시장과 반대 흐름을 보인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 성장률은 3분기 4.2%에서 4분기 1.2%로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컬리 거래액 규모는 10.1%에서 11.3%로 크게 증가했다. 오프라인 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4개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컬리는 지난해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137억 원을 거둬 첫 흑자 전환했다. 이제는 영업활동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SSG닷컴·G마켓·11번가·롯데온 등이 모두 적자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주요 e커머스 업체 중 쿠팡과 함께 유이하게 흑자를 낸 것이다.
매출 규모가 커지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에 따라 원가가 개선된 측면이 크다. 회사 측에 따르면 컬리의 지난해 조정 에비타는 전년 대비 1214억 원 증가했는데, 이 중 원가 개선 등 비즈니스 효율화가 638억 원 기여했다. 주력인 신선식품 사업의 경쟁력을 높인 것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뷰티 등 신성장 사업이 가세한 점도 의미가 있다. 현재 화장품 온라인 시장은 올리브영을 제외하면 뚜렷한 시장 선도자가 없는데, 여기서 뷰티컬리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컬리의 사업 구조는 △마켓컬리(식품·비식품) 90% △뷰티컬리 10%로 추산된다. 이 중 마켓컬리의 전년 대비 거래액 성장률은 10% 초반대인데, 뷰티컬리는 23%로 크게 앞섰다.
여기에 패션·리빙 등 비식품 사업과 컬리나우(퀵커머스)·풀필먼트(통합물류서비스) 등 신사업도 수익성에 기여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컬리의 전년 대비 조정 에비타 증가액(1214억 원) 중 오픈마켓(3P) 및 신사업이 169억 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료 멤버십인 '컬리멤버스' 가입자가 대폭의 증가세를 보이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해 컬리멤버스 가입자 수는 △1월 40만 명 △6월 70만 명 △12월 140만 명 등 증가세가 갈수록 커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의 경우 반년 만에 두 배나 늘었다.
유료 멤버십은 고객을 자사 플랫폼에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매출 발생의 척도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컬리 전체 거래액 중 컬리멤버스 가입 고객의 결제 비중은 50%를 차지했다. 멤버십 고객 수의 대폭 증가는 고객의 활동성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컬리는 주문 마감시간 직전인 오후 10~11시 사이에 주문이 몰리는 만큼 낮 시간의 유휴 캐파(생산능력)를 활용하기 위한 계획이 있다"며 "올해는 작년 대비 더욱 빠른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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