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쿠팡에서의 지난해 카드 결제 추정액이 3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토종 e커머스인 G마켓과 옥션, SSG닷컴, 11번가는 1년 새 계속 감소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15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1년간 쿠팡에서의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액은 총 35조 3700억 원으로 10개 기업 중 압도적 1위였다. 다른 결제 수단까지 더하면 4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2~4위는 G마켓과 11번가, SSG닷컴 순이었다. 각 사의 한 해 카드 결제 추정액은 약 4조9600억 원, 4조1268억 원, 3조2570억 원이다.
다음으로는 홈쇼핑사인 GS샵(2조 9961억 원), CJ온스타일(2조 5675억 원), 현대홈쇼핑(1조 4648억 원)이 차지했다. 옥션(1조 3922억 원), 알리익스프레스(1조 3517억 원), 롯데홈쇼핑(1조 1842억 원)이 그 뒤를 이었다.
쿠팡을 뺀 나머지 e커머스와 홈쇼핑 9개 사의 1년 카드 결제액을 모두 합쳐도 23조 3000억 원에 불과하다. 쿠팡의 1년치 결제액보다 12조 원이나 차이가 난다.
문제는 카드 결제액으로 추정할 수 있는 토종 e커머스들의 매출 규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할인 프로모션 기간을 제외하면 감소 추세는 뚜렷하게 드러난다.
G마켓의 경우 지난해 1월 5493억 원이던 카드 결제액이 12월엔 3875억 원으로 주저앉았다. 1년 사이 무려 29% 급감한 수치다. 월간 평균 카드 결제액은 4133억 원으로 4000억 원대 초반 수준이었다.
2월과 3월, 프로모션 행사인 '빅스마일데이'가 있던 5·11월엔 월간 카드 결제액이 4000억 원대였지만, 나머지 기간은 3500억~3800억 원 수준을 맴돌았다.
다른 e커머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11번가는 지난해 1월 3985억 원이던 카드 결제액이 12월 2845억 원을 기록하며 28.6% 쪼그라들었다.
역시 '그랜드 십일절'이 있던 11월에만 4315억 원으로 집계됐고 나머지 월간 카드 결제액은 2800억~3400억 원가량으로 나타났다. 월간 평균 카드 결제액은 3440억 원이다.
다른 e커머스 사들에 비해 덜하지만 SSG닷컴과 옥션도 카드 결제액이 계속 줄어들긴 마찬가지다. 평균 월간 결제액은 2714억 원, 1160억 원에 그쳤다.
오랜 기간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비상계엄 여파까지 더해져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다고는 하지만, 쿠팡과 홈쇼핑 사들의 결제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단순히 부진의 원인을 '불황'에서만 찾을 순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쿠팡은 작년 1월 카드 결제액이 2조 7940억 원에서 꾸준히 늘어 7월 3조 원을 돌파했고, 이후 10월부턴 매달 3조 원 이상을 기록했다. 월간 평균 카드 결제액도 2조 9477억 원으로 3조 원에 육박한다.
홈쇼핑사의 경우 CJ온스타일은 1월 1610억 원이던 카드 결제액이 12월 3003억 원으로 86% 뛰었고, GS샵은 1월 2397억 원에서 12월 2812억 원으로 17% 늘었다. 평균 카드 결제액은 각 2140억 원, 2497억 원이다.
중국 e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지난해 1월 759억 원이던 카드 결제액은 '광군제'가 있던 11월 1962억 원으로 급증했다. 평균 결제액도 1126억 원으로 1·2·9월을 제외하면 매달 1000억 원 이상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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