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최정윤 샘표 우리맛연구중심 헤드 셰프(실장)는 28일 "장(醬)의 미래를 고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장의 본질'이 흔들린다는 걱정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외국인 또는 우리의 다음 세대가 우리 장을 어떻게 즐길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충무로 샘표 본사 1층에서 '장, 발효, 우리맛: 함께 이어가는 즐거움'이라는 테마로 마련된 행사에서 최 실장은 '세계를 즐겁게 하는 한국의 장'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장의 틀을 깬) 된장맛 소스 등 다양한 응용 제품이 나오면서 장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며 "이는 전통 장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최 실장은 K-콘텐츠를 통해 시작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단순 유행에 그치지 않는 이유를 한식의 본질에서 찾았다. 그는 "외국인들은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나 아파트라는 음악 등 K-콘텐츠가 한식을 접하는 계기로 작용한다"면서도 "결국 한식의 가장 큰 매력으로 '건강함'을 꼽는다. 발효를 기반으로 한 균형 잡힌 식단은 현대 미식업계와 식품산업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식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로 지속 가능성과 조화로운 영양 구성도 강조했다. 그는 "서양에서는 지속 가능성을 주로 채식 위주로 접근하지만 한식은 조화와 균형을 중시한다"며 "100% 비건은 아니더라도 적절한 균형을 통해 모든 사람들에게 매력을 줄 수 있는 것이 한식의 독창성"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의 한식 열풍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오랜 준비와 노력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최 실장은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을 위한 전략적 접근 등 여러 사람의 노력 덕분에 지금의 한식 열풍이 가능했다"며 "캘리포니아 롤이 스시를 세계적으로 알린 것처럼 우리 장도 다양한 응용 방식을 통해 세계 식문화에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실장은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 셰프들과 식품 기업들이 국제적으로 활발히 교류하며 장을 전통의 틀을 넘어 세계인이 즐기는 현대적인 식재료로 발전시키고 있다"며 "음식은 사람을 연결하는 강력한 도구이며 한국의 장은 문화적 매개체로서 전 세계를 하나로 잇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샘표는 이날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응원하고 우리 장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 최 실장 외에도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 △이홍란 샘표 우리맛연구중심 연구원 △안형균 샘표 우리맛연구중심 연구원 등이 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특강에서는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장 담그기 문화의 사회문화적 의미 △장 문화, 함께 이어가는 즐거움 △세계인을 즐겁게 하는 한국의 장 △우리맛 연구와 장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세션이 마련됐다. 강연을 들은 한 참가자는 "장은 사라져가는 전통이라 생각했는데 특강을 통해 자랑스럽고 미래지향적인 식문화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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