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뉴스1) 김성식 기자 = 볼보자동차가 준대형 순수 전기(BEV) 세단 'ES90'을 글로벌 시장에 공개했다.
ES90은 브랜드 최초의 전기 세단으로 그간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위주였던 전동화 라인업을 세단까지 확장한다. 볼보차 고유의 전기차 모듈 '슈퍼셋 테크 스택'과 엔비디아의 최신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를 적용해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자동차'(SDV)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볼보차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근교 미술관 아티펠라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ES90을 200여명의 글로벌 취재진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짐 로완 볼보차 최고경영자(CEO)는 ES90을 "가장 진보된 기술과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최상의 편안함을 결합해 고객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볼보의 진정한 프리미엄 가치를 구현한 모델"이라며 "앞으로 EX90과 함께 차세대 플래그십 라인업 중 하나로, SDV 산업에 있어 우리의 리더십을 굳건히 하는 역할을 담당해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ES90에는 준대형 전기 SUV 'EX90'에 이어 볼보차의 슈퍼셋이 두 번째로 적용된 차량이다. 슈퍼셋은 전기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가 단일 모듈에 포함돼 차량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업데이트된 기술을 추가하기 용이하다. 앞으로 출시될 모든 볼보차 전기차에 들어가는 SDV 표준이다.
앤더슨 벨 엔지니어링 및 기술최고책임자(CETO)는 "특정 자동차 프로젝트에 엔지니어링 역량을 쏟는 대신 모든 모델에 힘을 실을 수 있다"며 신차 출시를 앞당기면서 동시에 기존 구매 고객의 경험을 제고하는 '게임 체인저'라고 설명했다.
또한 ES90에는 엔비디아의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의 최신 버전인 '오린(Orin)'이 브랜드 최초로 듀얼(2개) 탑재됐다. 오린은 초당 508조 번의 높은 연산(TOPS) 처리 능력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자동차 안전 기술과 차량 센서, 배터리 성능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오린은 이전 세대인 '자비에'(Xavier) 대비 AI 컴퓨팅 성능이 8배가량 향상됐다. 이를 통해 딥러닝 모델과 인공 신경망의 규모를 4000만 개에서 2억 개로 점진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 이러한 오린이 듀얼로 활약하며 더 많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만큼 차량 안전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볼보차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일컫는 각종 '안전 공간 기술'도 ES90을 통해 더욱 개선됐다. 1개의 라이다와 5개의 레이더, 7개의 카메라, 12개의 초음파 센서로 구성된 첨단 센서 시스템과 차량 내부에 위치한 운전자 이해 시스템을 통해 '충돌 사고 제로(Zero·0)'에 도전한다.
운전자 이해 시스템은 운전자의 주의가 도로에서 벗어나면 이를 감지에 알려주고, 필요에 따라 차량 구동에 개입한다. 실내 전체를 감지하는 탑승자 감지 시스템은 아기의 호흡까지 잡아내 차량에 영유아를 두고 내리는 것을 방지한다. 차 문을 열 때는 다가오는 자전거 운전자나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 문 열림 경고 기능이 제공된다.
빠른 충전 시간과 긴 주행 거리도 볼보차가 내세운 ES90의 장점이다. 800V 기술로 구동돼 트윈 모터 기준 1회 충전으로 최대 700㎞를 달린다. 350㎾ 급속 충전소에서 20분 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10분에 300㎞씩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양방향 충전을 위한 하드웨어를 갖춰 배터리 전력을 가정에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볼보차 특유의 절제된 디자인과 풍부한 인포테인먼트 및 사운드 시스템, 넓은 실내 공간도 ES90에 구현됐다. 높은 숄더 라인에도 경사진 루프가 있는 매끄러운 실루엣으로 마무리해 브랜드 역사상 가장 낮은 공기 저항 계수(0.25)를 만들었다. 9인치 운전자 디스플레이와 14.5인치 중앙 터치스크린,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한다. 바워스 앤드 윌킨스의 고성능 스피커 25개가 내장됐다. 휠베이스 길이는 기존의 동급 내연기관 모델 'S90'보다 42㎜ 긴 3102㎜다.
트림은 △싱글 모터(후륜구동) △트윈 모터(사륜구동) △트윈 모터 퍼포먼스(사륜구동) 등 3가지로 출시될 예정이다. 주행 성능이 가장 뛰어난 트윈 모터 퍼포먼스 기준 총출력은 500㎾(680마력), 총 토크는 870Nm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0초에 불과하다. 다만 최고 속도는 다른 볼보차와 같이 안전상의 이유로 시속 180㎞로 제한된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