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희 강수련 문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주로 국내 증시가 얼어붙은 가운데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의 추가 하락을 경고했다. 글로벌 무역전쟁 전개 양상을 살펴본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봤다.
7일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단기 전망에 대한 '뉴스1'의 질문에 "예단하기 쉽지 않고, 아직은 (코스피가) 바닥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은 수출이 중요한데 (관세 불안 심화가) 반영이 되면 수출에 대한 전망치도 낮출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국내 증시에 좋은 소식이 아니기 때문에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도 "지금은 상당히 불안정한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바닥은 알 수 없다"고 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상황에 변곡점이 생기려면 금리 인하에 대한 시그널이 강하게 있든가 관세 관련 협상의 여지가 생기는 것인데 쉽지 않다"며 "오늘 밤 미국 증시가 떨어지면 악순환 국면이 될 것으로 전망돼 분석이 무의미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센터장들은 국제 정세 윤곽이 보일 때까지는 섣불리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이 얼마나 확산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주 유럽연합(EU)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해 대응 수위를 결정한다. 국가별 입장차에 따라 보복 관세 수위가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국가별 관세 협상 여지를 열어놓은 만큼 그 과정에서 관세 충격이 얼마나 조정될지도 살펴봐아 한다. 다만 미국이 협상을 위한 관세 연기는 없다고 선을 그은 만큼, 당분간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반도체 업종 비중이 큰 국내 증시는 관련 관세 발표에도 집중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각) 반도체 품목 관세 도입이 임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센터장들은 그전까진 저가 매수도, 섣부른 매도도 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제 정세가 안정되기 전까진 섣부른 매도나 저가매수 모두 추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황승택 센터장 "관세 이슈 한가운데 있어 국제 정세가 어느 정도 진정돼야 자본시장도 진정세로 접어들 것"이라며 "그때까진 예측이 어려운 시장이라 매매를 자제하고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훈 센터장도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어떻게 판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너무 섣불리 (매매에 나서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해외 상황을 살펴보고, 레버리지를 삼가고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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