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건전성 4등급 이하도 M&A…금융당국 저축은행 구조조정 박차

김병환 "M&A 기준 합리화…수도권 내 저축은행도 포함"
1조 규모 3·4차 PF 정상화펀드 조성…NPL 전문회사 설립

본문 이미지 - 금융위원회 전경 ⓒ News1 강은성 기자
금융위원회 전경 ⓒ News1 강은성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영향으로 건전성이 악화한 저축은행업권의 신속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오른 상상인·페퍼저축은행을 포함해 수도권 내 취약 저축은행이 주요 대상이다.

부실 PF 대출 정리를 위해 저축은행업권에 부실채권(NPL) 전문회사 설립에도 나서는 한편 최대 1조 원 규모의 '3·4차 PF 정상화펀드' 조성도 돕는다.

BIS비율 12% 미만 수도권 대형 저축은행도 대상…"M&A 기준 합리화"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저축은행업권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저축은행 역할 제고방안'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과도하게 엄격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현행 M&A 기준을 합리화해 수도권 내 취약 저축은행이 추가로 M&A 허용 대상으로 포함될 수 있게 하겠다"며 "부실 PF 정리·재구조화 촉진과 상시적인 건전성 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1조 원 이상의 부실 PF 정상화 공동펀드를 조성하고, 저축은행 전문 NPL 관리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3년 7월 비수도권 저축은행 영업구역을 4개까지 소유·지배할 수 있도록 하고, 비수도권 저축은행 간 영업구역이 확대되는 합병을 허용해 줬다. 영업구역 규제 완화는 업계 숙원 사업이었다.

다만 비수도권 위주 규제 완화로 수도권에 기반을 둔 대형사가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실제 M&A 실적도 전무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신속한 시장 자율 구조조정을 위해 한시적으로 M&A 규제를 추가 완화하기로 했다. 무분별한 대형화는 제한하기 위해 기간은 2년(필요시 연장)으로 제한했다. 최근 부동산 PF 여파 등 업황 악화로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자본확충이 필요하나 대주주 여력 부족으로 증자가 어려운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구조조정 저축은행 범위를 확대하는 게 대표적이다. 현행은 적기시정조치(유예 포함)를 받거나, 검사 결과 재무상태가 적기시정조치 기준에 해당할 것이 명백한 경우 대상이지만, 최근 2년간 분기별 경영실태평가에서 자산건전성 4등급 이하에 해당하는 저축은행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또 현행 BIS비율 9%(자산 1조 원 이상의 경우 10%)인 구조조정 대상을, BIS비율 11%(자산 1조 원 이상의 경우 12%)로 확대한다.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오른 상상인(업계 10위)·페퍼저축은행(7위)뿐만 아니라, BIS비율 12% 미만의 수도권 대형 저축은행도 구조조정 대상에 오르는 셈이다.

아울러 대주주 결격사유(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위반으로 1000만 원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 등) 발생으로 주식처분명령이 예상되는 저축은행도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다.

이외에도 금융지주회사의 M&A 유인 제고를 위해, 금융지주회사법상 저축은행 인수 시 대주주 심사가 면제되는 점 등을 감안해 저축은행법상 정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면제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런 방안을 시행령 및 인가기준 개정 등을 통해 오는 2분기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본문 이미지 -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3회 국회(임시) 법제사법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3.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3회 국회(임시) 법제사법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3.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1조원' 규모 3·4차 PF 정상화펀드 조성…경·공매와 투트랙

저축은행업권 부동산 PF 부실 처리를 위해 1조 원 규모의 '3·4차 PF 정상화펀드' 조성도 진행한다. 'PF 경·공매'와 함께 펀드 조성으로 '투트랙'으로 사업 정리에 나서는 셈이다.

저축은행업권은 지난해 1월 330억 원 규모의 1차 부실채권 정리펀드를 조성한 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5000억 원 규모의 2차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금융위는 "저축은행은 경·공매 등으로 부실 PF를 정리 중이나, 유의·부실우려 사업장 비중이 높고, 낮은 사업성 등 정리 속도가 더딘 상황"이라며 "타 업권 대비 PF성 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높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1분기 중 5000억 원(3차), 2분기 5000억 원(4차) 펀드를 조성한다. 하반기 중 추가 펀드 조성에 나설 경우 1조 원이 넘는 규모다.

펀드는 저축은행이 부실 PF대출채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사모펀드를 조성해 부실을 미루고 있다는 '진성매각' 논란과 함께, 펀드 출자자와 펀드에 자산을 매각한 매도자가 유사하다는 '파킹거래' 의혹 논란을 감안해 선·후순위 구조로 조성된다. 선순위(재무적 투자자·FI), 후순위(자산매도 저축은행 등)으로 구분해 이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펀드 운용 기간은 부실자산 고정화 방지, 신속한 재구조화·재매각 등을 위해 2~3년으로 최소화한다.

부실 PF 정리 박차…2분기 중 NPL 전문회사 설립

부실 PF 정리를 위한 저축은행 NPL관리 전문회사 설립도 추진한다.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인력, 비용 등 여건상 별도 채권관리 부서 운영이 어렵고 부실채권 규모도 작아 부실채권 매각 시 협상력 확보에 애로가 있는 점을 감안했다.

은행권(유암코), 농협(농협자산관리회사), 새마을금고(MCI대부) 등 다른 업권이 자체 NPL 전문회사를 운영 중임에도, 저축은행업권은 별도 회사가 없는 영향도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중앙회를 주축으로 2분기 중 업계 NPL 매입 및 위탁 추심 업무를 수행하는 NPL 회사 설립하는 한편, 3분기 이후에는 부실자산 정리 및 지원 업무 확대 수행(대부자산의 자기자본 10배 제한 미적용) 등 자산관리회사로의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지역 내 서민·소상공인 등 취약 차주에 대한 원활한 자금 공급을 위해서는 대출 사후관리 업무수행 부담 경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디지털 뱅크런 대비 차입 한도 3조→5조…하반기 2단계 발전방안 발표

저축은행중앙회의 자금 차입 한도는 3조 원에서 5조 원으로 상향된다. 중앙회는 업무 수행에 필요하면 예·적금 등 수신 합계액의 30% 내 범위에서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 자금 차입을 할 수 있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긴급 유동성 지원 등을 위해 6000억 원에서 3조 원으로 상향한 바 있다.

금융위는 "현재 저축은행 유동성 지원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수신 규모 증가, 비대면 비중 확대 등 여건 변화를 감안해 디지털 뱅크런 대비, 지급결제 안정성 확보 등을 위한 한도 상향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위는 대형·소형저축은행 간 양극화 등을 감안해 규제체계 재정립 등을 담은 '저축은행 발전방안(2단계)' 마련도 준비 중이다. 올해 하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저축은행 NPL관리 전문회사 설립, 저축은행 PF 대출 정상화 펀드 조성·운용 등 업계 협력 사항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회원사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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