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엽 문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재확인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딥시크 쇼크'로 기술주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 외국인의 증시 이탈도 이어져 상승 폭을 더했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종가 기준 전 거래일인 1431.3원 대비 21.4원 오른 1452.7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장중 1450원을 돌파한 건 지난 20일 이후 처음이다.
설 연휴 전인 지난 24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한 환율은 미국 GDP 증가율이 예상치를 하회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국에 대한 관세 부과 의지를 재확인하자 약세를 보였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GDP 증가율(속보치)은 2.3%로, 전문가 예상치인 2.6%를 하회했다. 지난해 3분기 3.1%보다 낮은 수치다.
그러나 간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2월 1일에 중국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레빗 대변인은 "대통령은 국경 보안과 관련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자신이 기대하는 바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며 "우리는 멕시코와의 역사적인 수준의 협력을 목격했지만 어젯밤 대통령과 직접 이야기했을 때 2월 1일(추가 관세 부과)은 여전히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4.25~4.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11월, 12월 연속 금리를 인하한 흐름을 중단한 것으로, 미국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달러 강세는 심화했다.
여기에 연휴 사이 딥시크 쇼크로 미국 시장에서 기술주가 급락하면서 한국 주식시장 또한 외국인 이탈이 이어졌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무려 1조 2271억 원을 순매도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번 주 초 106대까지 하락했다가 현재 108대로 올라왔다.
다만 엔화 강세, 트럼프 관세 위협 완화 가능성은 상단을 지지했다. 일본은행(BOJ)은 물가와 경제가 예상대로 흘러가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발언은 지난 콜롬비아에 대한 관세 부과 발언과 같이 국경 보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다시 철회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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