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하이브의 웹3 자회사 하이브 바이너리 코리아가 사업을 종료한다.
사업을 본격화한 지 2년 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성과가 부진했던 데다, 기술 신사업보다는 아티스트 관리 등 주요 사업에 집중하자는 하이브의 최근 기조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최근 자회사였던 바이너리 코리아(이하 바이너리)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지난 2022년 설립된 바이너리는 하이브가 지분 85.19%를 보유 중인 하이브의 자회사로,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신기술을 활용해 선행 연구를 하는 법인으로 운영돼 왔다. 나머지 지분은 블록체인 벤처캐피탈(VC)인 해시드와 김성민 바이너리 대표가 보유하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 2021년 'NFT 붐'이 일면서 블록체인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지분을 맞교환하면서 블록체인 자회사 설립을 추진한 시기도 이때다.
이후 하이브는 지난 2022년 자회사 바이너리를 설립하면서 자체 웹3 사업을 도모했다. 또 두나무와는 미국에서 합작법인(JV) '레벨스'를 설립, NFT 사업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하지만 지난해 가상자산 상승장에도 NFT 시장은 좀처럼 날개를 펴지 못했다. 바이너리가 사업적 성과를 내지 못함은 물론, 두나무와의 야심작 레벨스도 적자에 시달렸다.
하이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바이너리의 매출은 46만8000원에 불과하다. 순손실은 42억8500만원에 달한다.
이에 더해 최근 하이브의 기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기술 관련 신사업에도 많이 도전했으나, 지난해 어도어와의 경영권 분쟁 등을 거치며 아티스트 관리 등 본래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에 바이너리는 설립 3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사업을 정리하게 됐다. 그간 바이너리가 추진해왔던 '블록체인 기반 팬 참여 플랫폼' 개발 사업도 수포로 돌아갔다. 앞서 바이너리는 지난해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올해 출시를 목표로 해당 플랫폼을 개발해왔다. 또 지난해 출시했던 크리에이터 전용 팬덤 플랫폼 '디어스(THEUS)'도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하이브 측은 아직 완전히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또 블록체인 사업과 관련해서도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님을 시사했다. 바이너리가 지난해 출시한 플랫폼은 크리에이터용 팬덤 플랫폼으로, 아직까지 바이너리가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해 크게 사업을 벌인 것이 없었다는 것이다.
두나무와의 합작법인인 레벨스는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단, 하이브에서 레벨스 관련 업무를 맡았던 인력 중 바이너리 소속도 있어 향후 사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 IP로 레벨스에서 출시했던 NFT 플랫폼 '모먼티카'도 사실상 성과가 없는 상황"이라며 "서비스를 통째로 바꾸지 않는 이상 같은 서비스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