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눈물의 여왕'은 tvN 드라마의 2024년을 '축제'로 만들었다. 인기 작가 박지은, 스타 배우 김수현 김지원의 조합으로 화려하게 시작한 '눈물의 여왕'은 갈수록 기세를 더했다. 두 주인공의 케미스트리는 물론 뛰어난 연기력, 로맨스와 코미디를 적절하게 조합한 쉬운 이야기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TV 앞에 시청자를 붙들어 놓기 힘들다는 요즘 시기에도 신드롬급 인기를 끌며 24.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tvN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화제성과 넷플릭스를 통해 기록한 OTT 플랫폼 순위 역시 '대박'이었다.
'눈물의 여왕'만큼의 기록적인 성적은 아니지만, tvN 토일드라마 블록은 준수한 성적을 유지해 왔다. 정려원 위하준의 연상연하 사제 로맨스를 그린 '졸업'은 판타지에 가까운 '눈물의 여왕'과 대비되는 현실적인 분위기와 감성으로 6.6%를, 신하균이 이끈 '감사합니다'는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깊이 다뤄지지 않은 회사 감사팀 소재의 신선함과 배우들의 열연이 호평받으며 3.5%로 출발해 9.5%로 종영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정해인 정소민이 로맨스를 펼친 '엄마친구아들' 역시 흥행에 성공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는 처음이었던 정해인이 특히 많은 지지를 받으면서 8.5%의 시청률로 끝을 맺었다. 김태리가 타이틀롤로 나서 '여성국극'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이끈 것은 물론, 감동과 재미를 안기며 사랑받은 '정년이' 역시 지난해 손에 꼽히는 흥행작. 최종회는 16.5%를 기록한 바 있다. 주지훈과 정유미가 로맨스 호흡을 맞춘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도 6.5%의 성적을 냈다.
하지만 올해의 시작과 함께 축제는 막을 내렸다. 공효진 이민호 두 톱스타가 주인공을 맡은 '별들에게 물어봐'가 1%대의 충격적인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대중적이지 않은 SF 소재인데, 이 소재를 둘러싼 인물들의 서사 역시 공감을 하기 어려웠다. '별들에게 물어봐' 의 실패는 두 톱스타의 이름값과 500억원대로 알려진 제작비를 더욱 공허하게 만들었다.
바통을 이어받아 지난 1일부터 방영 중인 '감자연구소'도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강태오 이선빈 청춘스타를 기용한 힐링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전작과 비교했을 때 규모나 주인공의 인지도 면에서 작지만, 촘촘한 이야기로 호평을 받으면 오히려 입소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터. 그러나 '감자연구소'는 1.7%로 출발해 4회에서 2.0%를 기록하더니 5회에서 다시 1.1%로 내려왔다. '별들에게 물어봐'가 기록한 2020년대 tvN 토일드라마 중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의 기록을 '감자연구소'가 경신했다.


올해를 연 두 작품 모두 1% 시청률을 낸 tvN 토일드라마, 아쉬움 속에서 준비 중인 작품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 드라마인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이다. '응답하라' 시리즈에 이어 '슬기로운 의사생활'까지 흥행시킨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 콤비는 '크리에이터'로 이 작품에 함께 한다.
지난해 방송 예정이었으나, 의료파업 여파로 tvN은 편성을 연기했다. 1년 늦은 오는 4월 베일을 벗는 이 드라마는 톱스타 주인공은 없지만 20대 배우 중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고윤정이 주인공을 맡았다. 강유석 신시아 등 여러 작품을 거치며 주목받는 루키들이 '전공의' 성장극을 함께 한다. 강유석의 경우 이 드라마의 편성 연기로, 은명 역할로 출연한 인기작 '폭싹 속았수다'와 연이어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
전공의 파업 상황 속에서 '언슬전'에 앞서 '중증외상센터' '하이퍼나이프' 등 OTT 플랫폼을 통해 '의사'가 주인공인 드라마가 먼저 시청자와 만났다. 그러나 판타지 활극이나 스릴러 등을 가미한 내용이라는 점, 공개되는 플랫폼에서 '언슬전'과는 차이가 있다.
전공의 파업 사태가 현재 진행형인 가운데 공개되는 '언슬전'은 시청자들을 설득하는 것은 물론, tvN 토일드라마 부진 장기화를 끊어야 하는 중요한 숙제를 안게 됐다.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