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배우 차주영이 무명 시절을 버텨내던 때를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다.
19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배우 차주영이 유퀴저로 함께했다.
차주영이 연기를 하기 전에는 미국 유학을 하며 경영학을 전공했다고 밝히자, 유재석은 "갑자기 배우로 전향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이에 차주영은 "집안이 엄하고 아버지가 가부장적이어서 (배우는) 제가 당연히 갈 수 없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아빠가 하라는 걸 하는 게 당연했다. 원래 계획대로 금융 쪽으로 갈까 하다가 공부는 나중에라도 할 수 있으니 더 늦기 전에 내 마음이 이끌리는 걸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아버지 반대가 오랫동안 지속됐다. 단 한 번도 말한 적 없는 일을 업으로 삼겠다고 하니까 환영받지 못했다"며 데뷔 후 인기작이었던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조연 '남주연' 역을 맡아 촬영한 뒤 아버지께 알렸지만 "위약금 물어줄 테니 당장 그만두라"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남은 20대는 새로운 도전을 해보는 데에 쓰고 싶다. 안되면 서른 넘어서 공부하겠다. 원하시는 대로 시집을 가든지 하겠다. 그만큼 간절하니까 한 번만 믿어주세요' 하고 계속했다"고 말했다.
차주영은 "데뷔를 27세에 했다"며 데뷔 이후 오랜 시간 주목을 받지 못했던 때를 떠올렸다. '이쯤 하면 그만하는 게 어떠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는 그는 "그 애매함이 저한테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며 "증명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제 마음은 그렇지 않았는데 저는 '어디 한 발 걸치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넌 돌아갈 곳이 있지 않아?' '너 공부하던 거 하면 되지 않아?' 이런 시선으로 보더라. 넌 유학도 하고 공부하던 것도 있는데 시집이나 가지 왜 이거하고 있냐고. 저의 모든 게 애매했고 내 직업을 '배우' '연기자'라고 써내는 게 스스로 부끄러웠다"고 했다.
차주영은 "혼자 바로 설 수 있는 힘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이건 너의 직업이야 돌아갈 곳은 없어'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그래서 전 작품 할 때 안 잔다, 아니 못 잔다. 저 지금 잇몸도 다 내려앉았다. 요령 피우는 걸 몰라서 될 때까지 그냥 한다. 안 되면 안 되니까. 내가 내 몫을 해내야지 스스로 배우라고 말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차주영은 지난 2022년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빌런 최혜정으로 열연하며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고, 최근 화제 속에 막을 내린 첫 주연작 '원경'에서 폭발적인 연기력을 보이며 더욱 대세를 굳혔다.
syk13@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