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LNG 개발' 전면에 나선 가스公…韓 참여 논의 급물살

가스公-알래스카 주정부 실무급 첫 화상회의…소통 방식 등 논의
내주 고위급 관세협상과 연계해 사업참여 논의 속도…관건은 참여 방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가진 연설서 "알래스카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사업에 일본, 한국 등이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25.03.0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가진 연설서 "알래스카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사업에 일본, 한국 등이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25.03.0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김승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원사업인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한 한국의 참여 여부와 투자 규모 등을 논의하기 위한 한미 실무급 회의가 첫발을 뗐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한미 간 상호관세 협상에서 관세율 인하를 이끌어낼 주요 협력 방안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국 측 대표 기관으로는 우리나라 가스 도입 물량의 약 80%를 책임지고 있는 대표 에너지 공기업 한국가스공사가 전면에 나섰다. 가스공사는 관세 협상 초기부터 알래스카 LNG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기관으로 거론되면서 일찍부터 참여가 예상돼 왔다.

알래스카 LNG 개발과 관련한 한미 간 실무협의가 가스공사 주도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데다, 다음 주엔 한미 간 고위급 관세 협상도 함께 시작돼 우리나라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사업성 검토 등을 위해 조만간 현지 출장도 추진하고 있다.

가스공사-美 알래스카주 실무급 첫 화상회의…"차근차근 탐색해 갈 예정"

1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가스공사 등에 따르면 전날 가스공사와 미국 알래스카주 정부 측은 화상으로 만나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달 25일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의 방한을 계기로, 그간 양쪽이 이메일·전화 통화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다가 처음으로 회의를 개시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미 상무부 등 정부 부처 인사들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첫 회의인 만큼 사업 참여와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고, 양측은 상견례 수준에서 소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지난번 알래스카 주지사 등 방한 면담을 계기로 미국 측 프로젝트 관련 실무자와 우리 회사 실무자 간 인사 및 자료 교환 등에 대해 협의한 수준의 회의였다"면서 "관련 정보를 받은 후 차근차근 탐색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전날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한국산업연합포럼 초청 강연 '대전환 시대의 대한민국 미래 에너지 정책'에서 "현재 알래스카 LNG 사업과 관련해 한미 양국 간 실무 협상이 진행 중이며, 이를 위해 곧 알래스카 출장을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차관은 "알래스카 LNG가 개발돼 동북아 시장으로 오면 운송 거리가 절반 정도로 줄어들기 때문에 생산 단가가 조금 높더라도 유의미할 수도 있다"며 "동시에 액화터미널 시설과 파이프라인을 깔아야 하는 만큼 초기 비용이 커질 수도 있어서 정부가 어떻게 백업해주느냐에 따라 가격은 왔다 갔다 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 관세 협상 지렛대…성공시엔 가스 운송거리 단축, 수입단가↓

한국이 사업 참여를 결정한다면 우리나라 가스도입 물량의 80%를 책임지고 있는 가스공사가 사업 전면에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 부문의 참여 여부는 이후 논의해갈 부분이다.

이번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대한 협상의 주요 관건은 참여 방식이다. 프로젝트 참여 방식은 크게 인프라 건설 투자와 향후 생산될 알래스카산 LNG 구매 계약으로 나뉜다.

현재 대만은 인프라 투자와 LNG 구매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미 미국과 프로젝트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한 일본 정부도 높은 수준의 참여 의사를 비쳤다.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숙원이다. 알래스카 북단 포인트 톰슨에서 생산되는 LNG를 남단의 니키스키 수출터미널로 운송해 수출하기 위한 길이 807마일(1300㎞)의 가스관을 건설하고, 가스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가스전 내 이산화탄소 제거 시설, 1300여㎞의 가스관, 액화시설 건설 등에 약 440억달러(약 64조원)의 초기 투자비를 들여 2031년부터 약 2000만t의 LNG를 동아시아 등 수요지에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인 데다, 에너지 수급 다변화 측면에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만약 사업이 성공한다면 한국 입장에서도 알래스카산 천연가스의 짧은 운송 거리와 그에 따른 낮은 수입단가는 괜찮은 조건으로 평가된다.

알래스카 LNG터미널부터 한국까지 소요되는 이동 기간은 7일 정도다. 이는 미국 멕시코만 LNG가 파나마운하를 거쳐 한국에 오는 기간인 20일과 중동산 LNG가 한국으로 오는 34일에 비해 훨씬 짧다. 도착단가도 알래스카 LNG는 MMBtu(가스 열량 단위)당 6달러대로, 현재 한국과 일본의 평균 수입단가인 14달러대에 비해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문 이미지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국무총리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8/뉴스1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국무총리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8/뉴스1

불확실한 사업성은 리스크…'구매 계약' or '건설 참여' 방식이 관건

그러나 위험 요인도 적지 않다. 지리적 특성에 따른 막대한 개발비용이나, 불확실한 사업성은 리스크다.

지난 2014년 사업 초기 엑손모빌 등 글로벌 오일 메이저가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북극해 인근이라는 지역 특성에 따른 개발의 어려움과 당시 국제 천연가스 가격 하락 등이 겹치면서 중도 하차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인프라 구축에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장기구매계약(오프테이크 계약)'을 하는 수준에서 참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오프테이크 계약은 알래스카 주정부에서도 고려하는 방식 중 하나다. 알래스카 주정부는 이 프로젝트의 동력은 장기구매고객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보고, 일찍부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방한한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국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알래스카 가스를 구매하겠다는 합의를 먼저 해야, 이후 관세를 포함한 여러 사안에 대한 논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달 4일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후 처음 가진 의회 연설 중 한국과 일본을 콕 집어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에 수조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압박에 나서면서 미국 통상·에너지 당국이 구매 계약 수준의 참여를 인정할 것인지는 협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오프테이크로 구매 계약하는 경우에는 그렇게 위험을 부담하는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직접 투자를 통해 지분을 받고 사업을 추진하다 잘못됐을 경우가 문제인데, 오히려 미국에서는 한국이나 일본에 지분을 주지 않겠다는 얘기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다면 굳이 협상에 소극적으로 임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다만 "실제 우리가 투자를 하기에 필요한 최신 데이터들이 공개된 것도 아닌 상황에서 지금 당장 구체적인 부분까지 결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먼저 투자 참여 의향을 밝히는 수준에서 함께 조사도 하고, 추후 사업성까지 검토해 최종 계약을 하면 된다. 의사 결정은 지금 하는 게 아니라 투자할 때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국이 기존 카타르산 LNG 계약 종료분을 미국산으로 전환할 경우 미국의 상호관세율을 최대 1.4%p 내릴 수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KIEP에 따르면 지난해 말로 계약이 끝난 카타르 LNG 장기 수입 계약 492만 톤 중 20년(2025~2044년) 계약으로 신규 체결한 물량 200만 톤을 제외한 292만 톤을 미국산으로 대체하면 미국의 한국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 비율은 48.9%로 내려간다. 이에 따라 상호관세율은 24.4%로 낮아진다.

만일 492만 톤 전량을 미국산 LNG로 대체할 경우 무역수지 적자 비율은 48%로 줄고, 상호관세율도 24%로 원안인 25%보다 1%p 낮아진다. 여기에 오는 2026년 종료 예정인 카타르산 LNG 수입 물량 210만 톤을 추가로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면 무역수지 적자 비율은 47.1%로 감소해 상호관세율은 23.6%까지 떨어진다.

이에 더해 관세율 산정 기준을 현행 '2024년 단년도 수입액 기준'에서 ‘3개년 평균 기준'으로 변경하거나, 전체 수입품이 아닌 실질적으로 관세가 부과된 품목만 기준에 포함할 경우 각각 추가로 3%p, 5%p까지 관세율을 더 낮출 수 있다고 KIEP는 분석했다. 관세율을 20%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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