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게임·음악·방송 등 K 콘텐츠 산업이 우리 경제에 114조 원에 달하는 생산 파급 효과를 안겨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콘텐츠 수출이 11년 새 4배 급성장해 글로벌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넷플릭스 전체 작품의 7%, 비영어 작품의 20%를 차지할 정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5일 이진국 선임연구위원이 작성한 이런 내용의 'K-콘텐츠의 비상(飛上): 산업 특성과 성장 요인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2010년 32억3000만 달러에서 2021년 124억5000만 달러로 11년 새 3.9배 증가하면서 매년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2021년 137조 원으로 2010년 대비 2.3배 성장했다.
매출 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분야는 지식정보업이었고, 수출 성장의 주역은 게임과 음악·방송 분야였다.
향후 성장 여지도 충분했다. 콘텐츠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한 부가가치 비중은 2.6~3.7%에 그쳐, 5%를 넘는 주요 선진국(미국 5.4%, 일본 5.2%, 영국 4.7%)보다 낮았다.
콘텐츠 산업이 국내 경제 전반에 일으킨 생산 유발 효과는 113조7000억 원(2020년 기준)으로 추정됐다. 콘텐츠 최종 수요가 1단위 증가할 때 전체 산업에서 1.572배 생산이 창출된 결과다.
생산 유발 효과의 크기를 다른 산업과 비교한 결과, 콘텐츠 산업의 영향력 계수는 0.955로 총 33개 산업 중 19위, 중위권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콘텐츠 산업 영향력은 서비스업 평균(0.889)보다 높았고 운송서비스(0.951), 도소매·상품중개(0.931), 전문과학·기술(0.917), 금융·보험서비스(0.849)보다도 상당했다"며 "제조업 평균 영향력 계수(1.062)보단 낮지만 본질적으로 서비스업에 가까운 특성을 고려할 때 파급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콘텐츠 기업의 성장이 가능했던 핵심 요인은 콘텐츠의 양적 확대와 함께 이뤄진 '질적 향상'이라고 이 선임연구위원은 지적했다.
K 콘텐츠는 2023~2024년 넷플릭스의 TV쇼·영화 등 전체 콘텐츠의 약 7%를 차지했다. 특히 일본, 중국, 인도, 스페인, 프랑스 등 비영어권으로 한정할 경우 20%에 육박했고, 탑 100 비영어 작품에서는 30%를 넘겼다.
영화 산업에서도 한국 영화의 40~50%가 국제 영화제에 출품되는 가운데 출품작 수상 비율이 꾸준히 늘면서 높은 완성도와 작품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입지를 다졌다.
지식재산권 투자가 성공적이었던 점도 성공 요인이었다. 회귀 분석 결과 신규 지식재산권이 한 건 증가할 때 기업 매출은 평균 4.1% 증가했는데, 그중에서도 저작권의 매출 증대 효과가 11.6%로 높았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저작권이 창작물 보호를 통해 콘텐츠 기업 수익 창출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지식재산권 축적과 체계적 관리가 기업 성장에 중요하고 불법 복제와 무단 배포 등의 침해는 기업 생존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한다"고 해석했다.
결과적으로 보고서는 콘텐츠 산업이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만큼 위상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지식재산권 보호와 침해 대응 강화,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촉진, 수출 다변화가 중요하다"며 "K 콘텐츠의 글로벌 확산과 함께 해외 저작권 침해가 발생한 만큼 단속과 수사 역량을 강화하고 수출 대상국과 협력하는 공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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