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중학생 때부터 가슴이 봉긋하게 솟은 '여성형 유방증(여유증)'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온 A군(19). 사춘기가 지나면 없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 수능을 본 뒤 성형외과를 찾았다고 한다. 여유증으로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정신적 고통까지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흔히 여유증이라고 불리는 여성형 유방은 남성 유방에서 유선 조직의 증식이 발생해 한쪽 또는 양쪽 유방이 과도하게 부풀어 오르는 상태를 말한다. 남성임에도 여성처럼 가슴이 크거나, 마른 체형임에도 불구하고 유륜, 유두 부분이 도드라진다.
따라서 원하는 옷을 입지 못하고 대중목욕탕이나 물놀이 장소에 가기를 꺼리는 등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다. 아울러 여름을 대비해 운동을 준비하는 남성들을 포함해 어색한 체형 등으로 여유증 수술 후기를 찾아보는 이들도 늘고 있다.
특별한 증상 없이 유방이 발달하거나, 유두 주변으로 멍울이 만져지기도 하며 가슴을 만지거나 스칠 때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4분의 3 정도에서 양측성으로 나타나지만, 한쪽에만 생기기도 한다.
신생아, 사춘기, 그리고 노년기(50세 이후)에는 여성호르몬과 남성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해 여성형 유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를 생리적 여성형 유방이라 지칭하며, 보통 자연스럽게 호전돼 특별한 치료를 요하지는 않는다.

여유증은 원인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상당수 남성은 가성 여유증에 속한다. 식습관과 운동 부족 등으로 살이 찌면서 가슴에 지방이 축적된 것을 의미한다. 진성 여유증은 사춘기에 여성 호르몬과 남성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해 유선 조직이 발달해 가슴이 커진 유형이다.
가성 여유증인 경우 운동, 식단 조절 등으로 체중 관리를 하면서 지방을 덜어내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진성 여유증은 운동 등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일종의 질환이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진성 여유증은 지방흡입과 더불어 유선 제거 수술이 동반돼야 할 수 있다.
청소년기에 발생한 여성형 유방은 1~3년에 걸쳐 75~90%에서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편이다. 다만 18세 미만에서 발생했다면 6개월 이상의 추적관찰 이후에도 호전 양상이 없을 때 수술이 권장된다.
드물지만 유방암이 동반된 경우도 있을 수 있어 치료에 앞서 정확한 진료 및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 여유증의 치료는 질환의 정도나 경과 및 환자 개인의 상황에 따라 약물 치료 혹은 수술적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적절한 진료를 위해 유방갑상선외과, 성형외과가 협진하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내부적인 원인을 정확하게 판단한 뒤 외부적 모양을 확인하고 조직의 문제점을 파악한 뒤 수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수술은 숙련도 높은 의료진이 기존 유륜 모양을 유지하면서 해결해야 한다. 실제 수술을 할 때는 유륜 아래 5㎜ 내외 미세절개를 해 흉터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후 여유증으로 늘어난 피부에 가슴 탄력 레이저를 사용해 탄탄한 가슴선을 만들 수 있다.
가슴 등 분야별 특화된 성형외과 의료진이 포진하고 있는 아이디병원의 한 관계자는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특히 10대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10대의 경우 신체 콤플렉스로 인한 스트레스가 학업이나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 관계자는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고려해 부모님들이 먼저 수술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며 "10대의 경우 아직 성장이 멈추지 않았을 수 있기에 가슴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의 안준영 교수는 "여유증은 치료 전·후로 정확한 검사 및 추적 관찰이 동반돼야 하는 질환"이라며 "수술 후에도 꾸준한 운동을 통해 건강한 가슴 모양을 만들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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