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국내 대학병원 연구팀에 의해 세계 최초로 군날개(익상편)의 원인이 규명됐다. 이와 함께 새로운 진단 바이오마커도 제시됐다.
김동현 고려대안암병원 안과 교수팀은 류홍열 경북대 자연과학 교수팀과 함께 이런 성과를 냈다고 19일 밝혔다.
군날개는 결막조직이 각막조직으로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며 생기는 질환으로 눈 안쪽 결막부터 각막까지 하얀 막이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결막의 퇴행성 변화에 따른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발병 원인과 유발 요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군날개는 수술로 제거해도 재발률이 높은 질환으로 효과적인 예방과 치료를 위한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3기 군날개 환자 4명과 정상군 4명을 대상으로 ChIP-seq 분석을 수행해 히스톤(H3K4me3, H3K9me3)의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군날개 환자의 H3K4me3에서 안구질환 관련 유전자가 434개 증가하고, 490개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이는 군날개 환자에서 특정 유전자들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거나 억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또 연구팀은 군날개 환자의 H3K9me3 수준이 정상군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H3K9me3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연구팀은 H3K9me3 증가가 6가지 주요 유전자(ANK2, AOAH, CBLN2, CDH8, CNTNAP4, DPP6)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6가지 유전자는 유방암, 파킨슨병, 췌장암 등 다양한 질병과 연관돼 있어, H3K9me3 증가가 해당 질병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고, 이는 군날개가 단순한 안구질환을 넘어 다른 전신 질환과도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H3K9me3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서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고 이것이 군날개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 발병 위험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H3K9me3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주요 요소인 만큼 이를 활용해 군날개 조기 진단과 치료 전략을 새롭게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H3K9me3를 활용한 바이오마커 진단법이 개발된다면 군날개의 진행 가능성과 재발 여부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 'Histone H3 lysine 9 tri-methylation is associated with pterygium'은 국제학술지 BMC Ophthalmol 3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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