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지난해 바이오·의료 부문 신규 투자가 1조 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하면서 투자 규모가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투자 유치 기업은 항체약물접합체(ADC), 단백질분해제(TPD) 등 새 치료 접근법(신규 모달리티) 분야 기업이 다수였다.
19일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 투자액은 1조 695억 원이다. 전년 8844억 원 대비 20.8%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4분기에만 3171억 원이 신규로 투자됐다. 전년 동기 2580억 원보다 22.9% 증가했다.
지난해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 투자는 분기마다 회복했다.
지난해 1분기 신규 투자액은 1563억 원으로 전년 1520억 원 대비 2.8% 늘었다. 2분기 신규 투자액은 26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2145억 원보다 23.3% 증가했다. 3분기에는 3316억 원 투자 유치가 이뤄졌다. 전년 동기 2599억 원 대비 27.6% 늘어났다.

앞서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 투자는 2021년 최고치를 찍은 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규 투자 규모는 2019년 1조 1033억 원, 2020년 1조 1970억 원, 2021년 1조 6770억 원으로 증가하다가, 2022년 1조 1058억 원으로 급격히 꺾이더니 지난해 8844억 원을 기록하면서 1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전체 신규 투자에서 바이오·의료 분야가 차지한 비중은 16.1%다. 이 비중은 지난 2020년 27.8%에서 2021년 21.8%, 2022년 16.3%로 꾸준히 줄었다. 2023년에는 16.4%로 반등했지만 지난해 다시 감소했다.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 흐름이 인공지능(AI) 진단 등 매출 확보가 가능한 기업 중심에서 다시 신약 개발사 중심으로 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연구개발(R&D) 역량 등이 입증된 기업에 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신규 투자 유치 후 받는 곳은 계속 유치를 잘하고 그렇지 못한 곳은 어려운 상황이 지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에는 ADC 신약 개발사 에임드 바이오와 TPD 신약 개발사 파인트리테라퓨틱스, 유빅스테라퓨틱스, 핀테라퓨틱스 등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스타트업 투자 데이터베이스 더브이씨에 따르면 에임드바이오는 시리즈B 단계에서 400억 원 규모 유치에 성공했다.
에임드바이오는 투자금을 자체 개발 중인 ADC 항암 신약 후보물질 임상시험 준비에 투입할 계획이다. 또 뇌 질환 치료 신약 등의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을 가속할 방침이다.
TPD 신약 개발사 유빅스테라퓨틱스는 사전 기업공개(Pre-IPO) 단계에서 투자금 257억 원을 확보했다. 핀테라퓨틱스는 지난해 12월 시리즈C 단계에서 투자금 200억 원을 받았다.
파인트리테라퓨틱스는 시리즈A 단계에서 235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 투자금은 'AbReptor 항체 분해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암종·단백질을 표적 하는 다중 특이성 TPD 개발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유전자치료제 개발 기업 진에딧은 시리즈B 단계에서 투자금 473억 원을 확보했다. 진에딧은 AI 기반 유전자 치료제 개발 관련 플랫폼 기술 '나노갤럭시'를 보유하고 있다.
VC 업계 관계자는 "신규 모달리티를 연구하는 신약 개발사가 투자를 잘 받는 흐름이다"면서 "신약 후보물질 등 파이프라인 자산(에셋) 기술이전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플랫폼 기술이전을 통해 수익을 꾸준히 올릴 수 있는 모델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다 보니 관련 기업들도 관심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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