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이사장은 공단 일산병원에 오는 2028년 개원을 목표로 어린이병원을 착공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유사시에는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전환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4년간 흑자를 기록한 건강보험 재정의 경우, 5년간 10조 원을 필수의료 등에 투입한다는 정부 계획이 실행되면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영등포북부지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단의 올해 핵심 추진과제들을 이같이 말했다.
건보공단 일산병원 옆에 지하 4층, 지상 6층 규모의 건물을 다음 달 착공해 응급 배후진료가 연계된 '경기북부 지역완결형 어린이 진료체계'를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경기북부 권역에 종합기능을 갖춘 어린이병원이 없는 실정이다. 수익성을 봤을 때 민간이 설립하리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일산병원의 적자가 심한 편이지만 효율적으로 경영해 건립 예산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3명을 추가 채용해 일산어린이병원을 소아질환의 메카로 만들고, 감염병이 유행할 때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건보 재정은 안정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수입 지출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정부 지원금을 올해 12조 6000억 원 수준으로 확보하고, 보험료의 징수 관리도 강화하며 급여 현황을 분석해 의료진의 적정 진료도 유도한다.
정 이사장은 독감 증상으로 응급실에 갔다가 매독 등 총 59개 검사를 한 뒤, 진료비가 47만 9670원이 나왔다는 민원인 사례를 들며 "애초에 안 볼 검사들이었다"고 지적했다.
필요한 검사나 처치는 이뤄지도록 하되, 누가 봐도 터무니없는 것들은 걸러지도록 급여 관리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위해 비급여 관리를 강화하고 비급여 정보 포털을 통해 관련 정보를 공개해 나간다.
의정갈등에 따른 비상진료체계 운영이 이어질 경우, 건보 재정에도 악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급여 지출이 크게 움직이지 않으면 지출 부분은 괜찮으리라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정부 계획대로 필수의료에 5년간 '건보 재정 10조 원'(1년에 2조 원)이 투입된다면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정 이사장은 첨언했다.
구체적인 대책이 만들어지면, 그에 따라 건보 재정 운영계획을 만든다는 입장이다.
10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담배 소송을 두고 정 이사장은 항소심에서 패소하더라도 대법원까지 공방을 이어가겠다고 언급했다.
오는 4월 12차 공판에 참여해 변론에 나설 생각인 정 이사장은 "하루에 비행기가 한두 대 추락한 것만큼의 사망자가 담배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내년 3월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통합돌봄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공단은 의료와 장기요양기관, 지방자치단체의 돌봄 연계를 준비해 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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