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환자가 최근 급증하며 지난 1월에만 작년 전체 처방 환자 수의 절반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약물 공급에도 차질이 잇따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용 마약류 월간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환자는 33만 7000명으로, 2021년 17만 530명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들어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져 지난 1월 한 달간 처방 환자 수만 16만 6000명으로 전년도 전체 처방 환자의 절반에 육박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전체 ADHD 치료제 처방 환자는 지난해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연령대별로는 청소년과 20~30대 젊은 성인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전체 환자 중 남성과 소아·청소년층이 여전히 대다수지만, 최근 성인 여성 환자가 특히 빠르게 늘고 있다. 20대 여성 환자는 2021년 2만 명에서 지난해 4만 9000명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과거 '남자아이 질환'으로 인식되던 ADHD에 대한 인식 변화가 성인 여성의 진단 증가로 이어진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ADHD 진단과 처방 환자 급증 원인으로 △진단 기준 명확화 △성인 ADHD 인식 확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접근성 개선 △국내외 ADHD 유병률 증가 등을 꼽았다.
2022년부터 국내에서 새 진단 지표가 도입된 것도 ADHD 진단 환자가 증가한 배경이다. 소아·청소년기의 ADHD 환자 절반 이상이 성인이 돼서도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 역시 처방 환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증상을 방치했던 성인들이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관계자는 "최근에는 ADHD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 성인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진단받고 있지만, 대표 치료제인 '콘서타'의 공급 부족 현상이 길어지면서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치료제 사용 증가에 맞춰 환자 대상 올바른 정보 제공과 장기 관리 체계 구축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환인제약, 명인제약, 한국얀센 등 3개 사가 메틸페니데이트가 주성분인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얀센은 수입해 판매하는 '콘서타OROS서방정'(성분명 메틸페니데이트염산염)의 공급 부족을 지난해 4월, 7월, 올해 2월까지 총 3차례 식약처에 보고했다. 식약처는 의료기관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나, 품귀 현상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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