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약? 기혼 여성, 다발성 경화증 진행 속도 더 늦다[김규빈의 저널톡]

하버드의대 연구진, 2년간 환자 58명 추적관찰
"뇌 손상도 덜 진행…신경퇴행성 과정이 덜 진행됐기 때문"

본문 이미지 - 김규빈의 저널톡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김규빈의 저널톡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남편 혹은 동거자가 있는 다발성 경화증 여성 환자는 병변 부피가 감소하는 등 질병 진행이 늦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배우자로부터 받은 정서적 지원, 신체활동 등이 노화와 관련한 신경퇴행성 과정을 완화한다는 이유에서다.

알렉산드라 발시 하버드 의과대학 신경과 교수팀은 지난 2021년부터 약 2년간 다발성 경화증을 앓는 환자 58명의 병변 부피, 전체 뇌 및 회백질 부피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다발성 경화증은 뇌, 척수, 시신경으로 구성된 중추신경계에 반복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만성질환으로, 환자의 면역체계가 건강한 세포와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보통 20~30대와 여성에게 흔하게 발병한다. 주 증상은 한쪽 또는 양쪽 시각장애, 배뇨·배변 장애, 마비, 우울, 어지럼증 등이다.

안타깝게도 이 병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다. 이 때문에 주사 및 약물치료 등으로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재발 빈도를 낮추는 것이 최선이다.

연구진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MRI 촬영을 통해 다발성 경화증을 진단받은 5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참여자 중 36명은 결혼한 상태였으며, 22명은 결혼을 하지 않았고, 7명은 이혼한 상태였다.

이후 이들의 흡연 이력, 고혈압 여부(수축기 혈압>130mmHg), 다발성경화증 발병일, 치료법, 뇌 병변의 부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타 요인, 결혼생활 만족도, 주당 알코올 섭취량 등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배우자가 있을 경우 다발성 경화증의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당사자가 여성일 때만 한정됐다. 기혼자가 미혼자보다 총 병변, 뇌실 주변 병변 부피가 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뇌 손상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 뇌 용적 또한 기혼자가 미혼자보다 약 40ml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뇌 위축이 덜 진행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단순히 나이가 어리거나 병의 지속기간이 짧아서 더 건강한 것이 아니라 결혼 상태 자체가 (질병의 진행에) 영향을 주는 독립적인 요인이라는 것"이라며 "배우자는 (환자의) 건강 관리 순응도를 촉진하고 신체활동을 장려하고 정서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데 이는 스트레스를 줄여 다발성경화증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결국 노화와 관련한 신경퇴행성 과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혼이 사회적 지원의 유일한 형태는 전혀 아니며, 개인이 보살핌을 받는 다양한 방식을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료진은 (사회적 지원과 관련한) 환자의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포괄적 치료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연구진은 "기혼 그룹에서 고혈압 발병률이 훨씬 높다는 것을 관찰했다"며 "일반적으로 결혼과 관련된 건강상 이점을 감안했을 때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다. 이는 더 큰 규모의 연구를 통해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Neurology'(신경학저널) 1월 호에 게재됐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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