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를 가진 아들과 '사회적 기업' 만드는 게 목표죠"

2년간 아산 발달장애인·가족 구성원의 경제적 자립 지원
지역 특산물인 '아산맑은쌀' 활용한 상품 생산·판매 지원

중소벤처기업부는 28일 충남 아산시에 발달장애인 특화사업장 '아산 가치만드소'를 개소했다. ⓒ News1 이민주 기자
중소벤처기업부는 28일 충남 아산시에 발달장애인 특화사업장 '아산 가치만드소'를 개소했다. ⓒ News1 이민주 기자

(아산=뉴스1) 이민주 기자 = "발달장애인 친구들의 경우 미래에 취업이나 창업을 꿈꾸고 계획한다는 것이 사실 쉽지 않은 일이에요. 우리 아이들이 자기가 무엇을 생산하고 판매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게 가장 좋았습니다. 우리 아이와 나가서는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려 합니다. 제가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어서요."

발달장애를 가진 고등학생 아들과 '아산 가치만드소'에 입주한 엄마 이영아 씨는 연신 돌아가는 원두 로스팅 기계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집에서 아들과 종종 만들어 먹던 그래놀라로 사업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웃어 보였다.

지난 28일 오전 충남 아산시 배방읍에 있는 발달장애인특화사업장 '아산 가치만드소'를 찾았다. 센터에 들어서면 1층에 문을 연 카페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사업장 소속 직원들은 커피와 누룽지 디저트를 주문하는 고객들을 응대하느라 분주하다.

가치만드소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특화사업장이다. 중기부는 지난 2020년부터 전국에 발달장애인특화사업장을 구축해 운영하면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창업 교육 및 운영 노하우와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8일 충남 아산시에 발달장애인 특화사업장 '아산 가치만드소'를 개소했다. 사진은 내부에 문을 연 카페. ⓒ News1 이민주 기자
중소벤처기업부는 28일 충남 아산시에 발달장애인 특화사업장 '아산 가치만드소'를 개소했다. 사진은 내부에 문을 연 카페. ⓒ News1 이민주 기자

충남 아산지역센터인 이곳은 가치만드소 7호점으로 발달장애인 가족창업 특화사업장이다. 이달 28일 개소했으며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아산맑은쌀을 활용한 상품화 및 마케팅 기술 전수하고 있다.

창업기초 교육과 멘토링 등을 수료한 5팀이 입주했으며 센터에서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에 △창업기초교육 △창업기술교육 △심리상담 △창업멘토링 등을 실시하고 있다.

건물은 2개층으로 돼 있다. 1층에서는 상품 제조와 보관을 2층에서는 행정·교육 업무를 하는 곳으로 꾸몄다.

1층에는 △식품 건조 공간 △누룽지, 라이스칩 제조 공간 △금속검출 포장 공간 △로스팅 공간 △카페 등이 있다. 2층에는 운영사무실, 창업보육실, 돌봄활동실, 라이브커머스 스튜디오 등이 있다.

입주가족인 이영아 씨는 이곳에서 자폐를 가진 고등학생 아들 김재민군과 아산맑은쌀을 활용한 그래놀라로 창업을 준비한다.

혼자 창업을 하려면 금속 검출기, 포장기, 로스터, 제조기 등을 다 구매해야 하는데 가치만드소에서는 이런 고가의 제품들을 같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8일 충남 아산시에 발달장애인 특화사업장 '아산 가치만드소'를 개소했다. 1층에 라이스칩 제조기, 금속 검출기 등이 위치한 공간. ⓒ News1 이민주 기자
중소벤처기업부는 28일 충남 아산시에 발달장애인 특화사업장 '아산 가치만드소'를 개소했다. 1층에 라이스칩 제조기, 금속 검출기 등이 위치한 공간. ⓒ News1 이민주 기자

이 씨는 "아이와 집에서도 종종 만들어 먹는 그래놀라를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했다"며 "아이가 쉽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것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아산 가치만드소는 내부에 카페와 라이브커머스 스튜디오를 꾸며 상품 제조뿐 아니라 상품 판매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도록 했다는 점이 타 센터와의 차별화 포인트다.

건물 1층 카페에서는 센터에서 로스팅한 원두로 내린 커피와 누룽지칩, 라이스칩 등을 판매한다. 연매출 목표는 1억 1000만 원이며 이를 위해 상품과 판매처 다양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아산쌀로 만든 '쌀크루아상'과 식혜, 구운 떡 등의 다양한 디저트 상품도 개발 단계에 있다.

이영아 씨는 가치만드소에서 입소생 사람들과 함께 창업교육을 받고 아픔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발달장애아를 가진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이 앞으로를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걱정"이라며 "누구에게나 자식이 가장 아픈 손가락이지만 우리 아이들(발달장애아)의 경우 취업이나 진학, 창업 등에 있어 제한이 있다 보니 미래를 계획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친구들을 모아, 그들의 부모와 함께 의지하면서 꿈을 그려나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다"며 "지금 당장 얼마의 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냐는 부분보다는 발달장애아들이 일을 할 수 있고, 무언가를 만들어내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큰 의미를 준다"고 전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8일 충남 아산시에 발달장애인 특화사업장 '아산 가치만드소'를 개소했다. 사진은 2층에 있는 창업공간으로 사무실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 News1 이민주 기자
중소벤처기업부는 28일 충남 아산시에 발달장애인 특화사업장 '아산 가치만드소'를 개소했다. 사진은 2층에 있는 창업공간으로 사무실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 News1 이민주 기자

입주가족들의 공동적인 목표는 발달장애를 가진 가족이 가치만드소에서 창업 기술을 배워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것이다. 가치만드소에서는 제품 생산뿐 아니라 생산품의 판매, 공공판로, 마케팅, 라이브커머스(라방) 등도 포괄적으로 지원한다.

이영아 씨는 "가치만드소에서 열심히 배워 나가서는 사회적 기업을 차리고 싶다"며 "(발달장애)아이들이 온전히 혼자 일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누군가가 옆에서 서포트해 주는 것이 필요한데 여기에 어르신들을 고용해 일자리도 창출해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최보영 아산 가치만드소 센터장은 "우리 센터는 2022년부터 창업교육 등을 진행해 왔으며 수료생 중 우수역량을 가진 5개 팀이 입주하게 됐다"며 "이들은 밀착형 창업교육, 공간임대, 돌봄프로그램 등을 지원받으며 최대 2년간 창업역량 제고를 위한 다방면의 활동을 하게 된다. 센터가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고도화로 아산시 발달장애인과 지역 농촌의 상생을 위한 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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