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2위 석유사 BP도 홍해운항 중단…후티반군발 물류대란 확산

BP '안전 악화' 이유로 잠정중단…'항로 우회' 해운사는 6곳으로
'하마스 편' 후티반군, 해상도발에…희망봉 돌면 최소 7일 추가

지난 5일(현지시간) 예멘 알 살리프 해안에 총기로 무장한 후티 반군 대원들이 소형 보트에서 내리는 모습이다. 이들 뒤로는 지난달 19일 나포한 자동차운반선 '갤럭시리더호'가 보인다. 2023.12.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지난 5일(현지시간) 예멘 알 살리프 해안에 총기로 무장한 후티 반군 대원들이 소형 보트에서 내리는 모습이다. 이들 뒤로는 지난달 19일 나포한 자동차운반선 '갤럭시리더호'가 보인다. 2023.12.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강민경 기자 =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상을 지나는 민간 선박을 상대로 연달아 미사일 공격을 벌이자 글로벌 해운사들에 이어 세계 2위 석유사인 BP도 홍해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의 불똥이 정세 불안을 넘어 국제 교역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석유사 BP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안전 악화를 이유로 홍해 뱃길을 통한 석유 수송을 이날부로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BP는 석유 생산량으로 미국 엑슨모빌에 이어 세계 2위 석유회사다. 매출 기준으로는 영국 최대 기업이다.

이날 대만 해운사 에브그린라인도 후티 반군의 공격을 우려해 이스라엘 화물 선적과 홍해 항로 이용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 에버그린라인은 선박 선복량 기준 세계 7위 해운사다. 이로써 홍해 운항 중단을 결정한 글로벌 해운사는 △MSC(스위스·1위) △머스크(덴마크·2위) △CMA CGM(프랑스·3위) △하파그로이드(독일·5위) △OOCL(홍콩·4위) 등 6곳으로 늘어났다.

후티 반군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시리아·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와 더불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으로 꼽힌다. 2014년 수도 사나를 장악한 이후 현재까지 예멘 서부 홍해 연안 대부분 지역을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다.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을 받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작전에 돌입하자 후티 반군은 하마스 지지를 표명한 뒤 이스라엘을 향해 수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후 홍해상을 지나는 이스라엘과 연계된 민간 선박도 표적으로 삼아 지난달 19일 이스라엘 해운재벌이 소유한 영국 해운사의 자동차운반선을 홍해상에서 나포했다.

하마스를 지지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수에즈운하를 드나드는 선박 가운데 이스라엘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선박들을 공격해 왔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하마스를 지지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수에즈운하를 드나드는 선박 가운데 이스라엘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선박들을 공격해 왔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이달 3일에는 이스라엘과의 연관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홍해를 지나던 다국적 상선과 미 해군 구축함에 무인기(드론)와 미사일을 발사했다. 9일에는 선적·선사와 관계없이 이스라엘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표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하고 사흘 뒤 홍해를 항해하던 노르웨이 선박 유조선에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14일부터는 홍해상 컨테이너선들이 연달아 피격되자 글로벌 해운사들은 차례로 운항 중단을 선언했다.

아프리카와 아라비아반도 사이에 있는 홍해는 인도양과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잇는 길목에 있어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상품 무역량의 12%를 차지한다. 페르시아만에서 생산된 원유와 천연가스가 유럽과 북미로 수출되는 통로이기도 하다. 특히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그 폭이 32㎞에 불과해 이곳을 지나는 선박들은 홍해 반군의 표적이 되기 쉽다.

홍해 운항 중단을 결정한 글로벌 석유사와 해운사들은 현재 아프리카 최남단에 있는 희망봉으로 자사 선박의 뱃머리를 돌리고 있다. 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 항로를 택하면 유럽-아시아 항로는 약 9000㎞ 늘어나 운행 시간이 최소 7일 이상 추가된다. 영국 보험업계에 따르면 홍해 운항을 감행할 경우 최소 수만달러의 보험료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국제해운협회는 15일 성명을 내고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국제 무역에 대한 매우 심각한 위협이 초래됐다"며 각국에 추가 공격을 막을 대책을 촉구했다. 이에 미국은 홍해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아랍 7개국과 다국적 해상부대를 급파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중동 순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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