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등급이 2단계 이상 올랐거나 내려간 공공기관이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재무건전성을 강조하기 위해 관련 배점이 늘어나고, 사회적 책임 배점은 줄어드는 등 체계 변동에 따라 큰 폭의 등급 변화가 생겼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2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전년과 비교해 2등급 이상 상승·하락이 있었던 공공기관수는 총 26개다.
이는 전년(7개)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경영평가가 2단계 상승한 공공기관은 12개다. 주요 기관으로는 △한국마사회 △한국서부발전 △그랜드코리아레저 △국민체육진흥공단 △국립생태원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등이 있다.
반대로 2단계 이상 하락한 공공기관은 14개다. 특히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2021년 A(우수)등급에서 지난해 D(미흡)등급으로 세단계 떨어졌다.
2단계 하락한 주요 기관은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지역난방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 등이다.

이처럼 큰 폭의 등급변동이 생긴 주요 이유로는 지표체계의 변화가 꼽힌다.
김완희 준정부기관평가단장은 전날(16일) 브리핑에서 "평가체계가 전년에 비해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며 "대략 30% 정도의 기관이 전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공공성과 효율성의 균형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가장 큰 변화는 '재무 성과' 배점의 확대다.
문재인 정부에서 강조했던 일자리 창출 등이 포함된 사회적 책임 배점을 25점에서 15점으로 축소하는 대신, 재무성과를 10점에서 20점으로 2배 확대했다. 특히 △영업이익 △부채비율 △사업비집행률 △일반관리비 관리 등이 재무성과 지표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재무 성과가 좋지 않았던 에너지 공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12개 에너지 공기업 중 7개의 등급이 하락했고 이 가운데 2등급 이상 떨어진 곳도 4개(지역난방공사, 남부발전, 동서발전, 중부발전)다.
김동헌 공기업평가단장은 "(기관들이) 가장 중요한 재무성과(점수)들이 좀 낮아졌고, 윤리경영 측면에서도 낮아진 측면이 있다"며 "우수 기관들은 대체로 재무성과 관리가 충실하고 직무 중심의 보수체계에서 우수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향후에도 재무건전성 중심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국제유가, LNG 등 원가가 급등했음에도 정부 판단으로 요금을 충분히 올리지 못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전년 C등급(보통)을 받았던 한전에 대해 이번에 D등급(미흡)을 줬다.
최상대 기재부 2차관은 "요금인상의 지연된 측면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공기업의 뼈를 깎는 경영 개선 노력이 부족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며 "재무경영 실적이 미흡한 기관에 대해 좋은 평가가 내려진다면 국민 정서와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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