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관세가 일상용품의 가격을 높일 것이라는 공포에 미국인들이 사재기에 나섰는데 그 품목 가운데 한국산 선크림이 있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산은 차단력과 질감이 뛰어나 미국산을 '스크램블드에그'로 느껴지게 만들어버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토대로 5년 전 코로나19 팬데믹 때 미국인들은 휴지를 사재기했듯이 이번에는 무엇을 사재기하는지 조사했다. WP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발표했던 지난주 인터넷에서는 달팽이 점액이 들어간 세럼을 사둬야 한다는 충고가 쏟아졌다고 전했다. 그런데 그것 말고도 또 다른 충고는 한국산 선크림을 당장 사두라는 것이었다.
WP는 "한국산 자외선 차단제가 미국산 자외선 차단제를 스크램블드에그처럼 자외선 차단 효과가 없어 보이게 만든다"고 썼다. 한국산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을 차단하고, 질감이 좋으며, 다른 화장품이나 메이크업 제품과 잘 어울리는 조건을 다 갖춘 것으로 유명해 많은 팬이 한국산 자외선 차단제를 사재기하고 있다고 했다. 좋아하는 한국산 자외선 차단제를 1년 치 구매한 한 레딧 사용자는 "진짜로 미국산 자외선 차단제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한탄했다.
WP는 자외선 차단제가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화장품으로 분류되지만, 미국에서는 의약품으로 규제돼 "미국 과학자들은 사용할 수 있는 필터(차단 성분 의미)가 많지 않아 자외선 차단제를 개발하기가 더 어려워서"라고 미국산의 질이 떨어지는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인들이 미리 쟁여놓는 물품 중에는 김도 있었다. 플로리다 탬파에서 스시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은 관세 인상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일본산 김처럼 보관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상온 보관 상품을 비축하기로 결정하고, 구매했다.
그 외에도 미국인들은 고양이 사료(알루미늄 캔에 부과한 관세 때문에), 웨딩드레스(중국에서 배송될 가능성이 높아), 인스턴트 커피, 붙임 가발 등 헤어 제품, 보드게임(중국에서 생산되기에), 향수(주로 서유럽에서 만들어지기에)를 사놓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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