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일론 머스크는 나쁜 놈(asshole)으로 판명됐다. 그리고 나는 나쁜 놈이 설계하고 디자인한 차는 운전하고 싶지 않다."
마크 켈리 미국 연방 상원의원(민주·애리조나)이 14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한 테슬라 전기차를 버리겠다고 선언했다.
자신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관련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공개적으로 설전을 주고받은 지 불과 며칠 만이다.
켈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나는 로켓처럼 빠르다는 이유로 테슬라를 샀지만, 이제는 이 차를 탈 때마다 우리 정부를 해체하고 직원들을 괴롭히는 남자를 위한 광고판이 된 기분이다. 그래서 테슬라, 너는 해고다!"라는 글을 올렸다.
함께 올린 영상에서 켈리는 "이 차를 샀을 때까지만 해도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지난 60일간 이 차를 타면서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큰 피해를 줬는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켈리는 "(머스크와 트럼프는) 사회보장제도를 축소하고, 저소득층과 노인들의 건강보험 혜택을 줄이고, 재향군인들을 해고하고 있다"며 "나도 재향군인이다. 하나하나 다 안 좋은 일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 차를 살 예정이라면서 "일론 머스크는 나쁜 놈으로 판명됐고, 나는 나쁜 놈이 설계하고 디자인한 차를 운전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켈리는 머스크를 향해 "그가 사람들을 해고하려는 건 그들의 삶을 망가뜨려서 자기 같은 억만장자들에게 막대한 세금 감면을 해줄 여지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켈리와 머스크는 지난주 우크라이나 문제를 놓고도 부딪혔다.
켈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사진을 X에 올리자, 머스크가 켈리를 향해 "당신은 배신자"라고 비난했다. 이는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과 종전 협상을 시작하며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는 흐름과 역행한다는 지적으로 해석됐다.
이에 켈리는 다시 글을 올려 "일론, 만약 당신이 자유를 수호하는 것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고 우리를 안전하게 하는 기본 원칙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걸 이해하는 우리에게 그 일을 맡겨달라"고 받아쳤다.
이후 켈리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머스크는 진지한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정치 문제에 관여하기보다는 가서 로켓이나 만들어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켈리는 전직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이자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였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동안 군 병원을 방문하고 현지 적십자사와 교류했다.
켈리는 우주비행사였던 만큼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이끄는 머스크와 오래전부터 교류했다. 머스크가 트럼프를 공개 지지하기 전까지만 해도 테슬라 차가 좋다고 칭찬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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