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예고하자 관련 업계가 대응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루미늄 캔 음료를 만드는 코카콜라와 자동차 제조사 포드부터 항공우주 분야와 가전제품 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내달 발효되는 관세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경영진뿐 아니라 투자자들과 소비자들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에 불안해하고 있으며 정부에 로비를 벌이는 기업들도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이 미국 기업들에 큰 비용과 혼란을 가중했다고 비판했다.
난방·냉방 기업인 캐리어 글로벌의 데이비드 기틀린 CEO도 11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우리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며 "관세가 그대로 시행될지, 면제 혜택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미국 기업들은 관세로 인한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수입품을 변경하거나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이를테면 코카콜라는 알루미늄 캔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플라스틱병에 담긴 제품의 비중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향수 제조업체인 코티는 미국 내 재고를 늘리고 노스캐롤라이나 공장의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포드는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에 대비하기 위해 재고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제너럴모터스(GM)는 트럼프의 취임식인 지난달 20일 전에 해외 공장 재고를 30~40% 줄였다.
헬리콥터의 중고 부품을 공급하는 캐나다 업체 옵티마에어로는 미국의 관세와 캐나다의 보복 관세를 우려해 50만 달러 규모의 거래를 보류했다고 밝혔다.
이번 관세는 모든 수입 철강·알루미늄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관세가 낮은 국가로 구매처로 옮긴다는 선택지가 없다.
트럼프의 목표는 한때 미국이 주도했던 철강·알루미늄 산업의 부흥이지만, 결과적으로 물가 인상을 초래해 소비자에게 타격을 입힐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뉴욕의 본사를 둔 한 알루미늄 제품 유통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미국 내 알루미늄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며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은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물가에 미국인들의 소비심리는 다소 위축된 상황이다.
관세가 본격화되기 전에 업계는 물량 비축에 나섰다. 미 북부 상공회의소의 게리 더글러스 회장은 최근 몇 주간 40개 이상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의 비축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 연방정부 자료에 따르면 컨테이너 출하량은 1월에 기록적인 수치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말 캐나다와 멕시코의 국경을 넘는 트럭 운송량이 2022년과 2023년 대비 유독 많았다. 더글러스는 "특히 절반 이상이 (캐나다) 퀘벡에서 들어오는 알루미늄이었다"며 "이는 국내 공급으로 대체할 여력이 없는 대표적인 품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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