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틱톡 난민’에 이어 ‘딥시크 충격’까지. 중국이 미국의 기술 패권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틱톡 사용을 금지하자 미국의 틱톡 이용자들이 스스로를 ‘틱톡 난민’이라고 부르며 대거 중국 앱으로 몰려가는 등 기술 망명을 선택하고 있다.
이어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Deepseek)가 미국 경쟁업체의 챗봇보다 성능이 좋은 챗봇을 개발해 실리콘 밸리는 물론, 미국 자본시장을 충격에 빠트리고 있다.
일단 미국이 틱톡 금지를 추진하자 1억7000만 명에 이르는 미국의 틱톡 이용자들은 ‘샤오홍슈’라는 중국 앱에 대거 몰려갔다. 샤오홍슈는 사용자가 약 3억 명이며,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합한 구조다.

샤오홍슈는 사용자의 72%가 MZ세대(1981년부터 2010년까지 출생자)일 정도로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사용자들은 샤오홍슈에 가입하며 스스로를 ‘중국 스파이’라고 부르고 있다. 틱톡이 중국에 의해 스파이 및 정치 조작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 정부를 조롱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틱톡 금지가 미국에서 중국 스파이(?)를 양산한 데 이어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AI 전용칩 대중 수출을 금지하자 딥시크가 전용칩을 적게 쓰고도 미국 업체를 능가하는 챗봇을 개발해 냈다.
중국 언론이 아니라 미국 언론인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심층 분석 기사를 통해 딥시크가 개발한 챗봇 ‘딥시크-V3’가 일부 평가에서 오픈AI와 구글의 챗봇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딥시크 앱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챗GPT를 제치고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앱 1위에 등극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딥시크-V3 개발에 투입된 비용이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원)로, 월가에 AI 열풍을 불러일으킨 오픈AI가 최신 챗GPT에 투자한 비용 1억달러(약 1438억원)의 2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픈AI 등 미국의 AI 업체들은 2만개 정도의 전용 칩이 필요한 슈퍼컴퓨터로 챗봇을 훈련한다. 이에 비해 딥시크는 약 2000개의 칩만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에 특히 경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AI의 '스푸트니크 쇼크'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더 저렴한 대안이 이미 나왔는데, 투자자들이 미국 빅테크의 엄청난 AI 투자를 받아들여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급등한 AI 주의 주가를 전면 재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권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엔지니어들이 미국이 AI 전용칩 수출을 금지하자 적은 칩으로도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법을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의 기술 굴기를 막기 위해 여러 제재를 가했지만, 오히려 중국의 혁신만 자극한 꼴이 된 것이다.
틱톡 난민이 속출했던 것처럼 AI 사용자도 챗GPT에서 딥시크로 대거 갈아탈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세계의 소비자들은 '이념'이 아니라 '편의'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18세기 중상주의 시대의 유물 ‘관세 폭탄’이나 퍼붓고 있다. 트럼프는 1일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의 관세를,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원래 관세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주로 후진국이 선진국 상품이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취하는 조치다. 그런데 미국은 세계 최고의 선진국이다.
이뿐 아니라 관세 부과는 수입 물가 상승을 불러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조시킨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는 시점에서 관세 부과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다시 상승시킬 수 있다.
실제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한때 5%, 리플은 15% 폭락하는 등 암호화폐(가상화폐)는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 기술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은 기존의 관세도 폐지, 미국 기업을 국제 경쟁에 노출시켜 혁신을 유도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관세에 집착하고 있다. '시대착오적'이란 표현은 이렇 때 쓰라는 말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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