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환호의 93분 대관식…트럼프 주먹 불끈 쥐자 "파이트" 함성

트럼프, 당원들 가득 찬 행사장서 후보수락 연설로 전대 대미 장식
트럼프 가족들 대관식에 총출동…멜라니아·이방카도 모습 드러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에 참석해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7.18. ⓒ AFP=뉴스1 ⓒ News1 장시온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에 참석해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7.18. ⓒ AFP=뉴스1 ⓒ News1 장시온 기자

(밀워키<위스콘신주>=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18일(현지시간) 대선후보직 수락 연설은 사실상 93분간의 대관식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들이 모두 총출동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연설은 지난 15일부터 치러진 전당대회의 대미를 장식했다.

전당대회 행사장을 가득 메운 당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언행에 눈물과 환호, 열광으로 반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30분께 가수 리 그린우드가 자신의 노래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적 등장곡인 '갓 블레스 더 유에스에이(God Bless the USA·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를 부르는 가운데 무대에 등장했다.

무대 뒤쪽의 대형 화면이 열리면서 '트럼프'라는 글자와 함께 오른쪽 귀에 거즈를 붙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자 당원들은 "유에스에이", "파이트", "우리는 트럼프를 사랑한"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열렬히 환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땡큐"를 연발하고 특유의 포즈를 취하며 당원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엔 공화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40;현지시간&#41;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에 참석해 공화당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7.18. ⓒ 로이터=뉴스1 ⓒ News1 장시온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에 참석해 공화당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7.18. ⓒ 로이터=뉴스1 ⓒ News1 장시온 기자

백악관의 모습이 뒷배경으로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보수락 연설이 시작되자 당원들은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울고 웃었다.

특히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 유세 도중 총격을 받아 부상했던 당시 상황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는 대목에선 눈물을 흘리는 당원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 사건 이후 공식적으로 무대에 올라 대중 연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암살자의 총탄이 4분의1 인치 내로 왔고, 제 목숨을 앗아갈 뻔했다"면서 "너무나 많은 사람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었기 때문에 제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씀드릴 것이다. 그러나 저에게서 두 번 다시 듣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말하는 게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운이 좋았다. 하나님이 내 편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총격 직전 제가 머리를 마지막 순간에 움직이지 않았다면 오늘 밤 저는 여기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해당 발언 때 연단 뒤 대형 화면엔 피격 후 성조기 아래에서 피 묻은 얼굴로 주먹을 치켜들고 선 모습이 찍힌 사진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지지자들에게 자신이 괜찮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파이트(fight), 파이트, 파이트"라고 말했다며 같은 자세를 취하자, 당원들도 "파이트"를 연신 외쳐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40;현지시간&#41;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암살 미수 총격 사건의 희생자 코리 콤페라토레의 소방관 헬멧과 재킷을 안고 있다. 2024.07.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암살 미수 총격 사건의 희생자 코리 콤페라토레의 소방관 헬멧과 재킷을 안고 있다. 2024.07.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 총격 사건 당시 희생된 코리 콤퍼라토레를 침묵으로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침묵의 시간이 끝나자 당원들은 "코리"를 외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대 위에 있던 소방관 유니폼으로 걸어가 보호헬멧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 그는 당시 희생자와 부상자를 위한 기부금 630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민과 범죄, 전기차 정책, 대외 정책 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실패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자신의 경쟁자인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한 차례만 거론했고, 대부분 "이 행정부", "현 행정부" 등으로 표현하는 등 예전과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역대 최악의 대통령 10명보다 더 큰 피해를 줬다"며 바이든 대통령 실명을 거론했다가 "저는 더 이상 이름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4일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총격 사건 이후 기존 연설문을 폐기하고 '통합'에 초점을 맞춘 연설문을 다시 작성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93분간 연설은 "우리는 이기고 이기고 이길 것"이라는 말로 마무리됐다.

18일&#40;현지시간&#41;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도널드 트럼프&#40;가운데부터 오른쪽으로&#41; 공화당 대선 후보가 수락 연설을 마친 뒤 부인 멜라니아 여사, J.D. 밴스 부통령 후보와 그의 부인 우샤 칠루쿠리 밴스 등과 함께 무대에 서 있다. 2024.07.18. ⓒ 로이터=뉴스1 ⓒ News1 장시온 기자
18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도널드 트럼프(가운데부터 오른쪽으로) 공화당 대선 후보가 수락 연설을 마친 뒤 부인 멜라니아 여사, J.D. 밴스 부통령 후보와 그의 부인 우샤 칠루쿠리 밴스 등과 함께 무대에 서 있다. 2024.07.18. ⓒ 로이터=뉴스1 ⓒ News1 장시온 기자

한편, 이날 후보수락 연설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들이 총출동해 그의 대관식을 지켜봤다. 특히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장녀 이방카가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멜라니아 여사는 당초 오후 8시20분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른 가족들이 먼저 행사장에 들어올 땐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 직전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와 함께 단독 조명을 받으며 귀빈석으로 향했다.

빨간색 정장 차림의 멜라니아 여사가 행사장에 들어서자 당원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멜라니아 여사는 당원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귀빈석에 올라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 옆에 자리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다만 지난 2016년과 2020년 전당대회 때와 달리 무대 연설은 하지 않았다. 공화당 일부 인사들이 최근 여러 차례 멜라니아 여사에게 연설을 요청했지만 멜라니아 여사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수락 연설 도중 멜라니아 여사가 총격 사건 이후 범인을 '괴물'로 강력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낸 것을 언급, "당신은 미국에 국가 통합을 촉구하는 정말 아름다운 편지를 썼고, 공화당을 놀라게 했다"며 "정말 고맙다"고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모든 가족에게 감사를 전하면서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약혼녀 킴벌리 길포일, 장녀 이방카 및 사위 재러드 쿠슈너, 차남 에릭 부부, 티파니와 손주 10명도 일일이 언급했다.

지난 2016년과 2020년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보직 수락 연설 직전 발언자로 나와 부친을 소개했던 이방카도 이번엔 연설자로 나서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아들 에릭이 18일&#40;현지시간&#41;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7.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아들 에릭이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7.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 중에선 이날 차남 에릭이 연설을 했다. 그는 부친을 대해 "제 인생에서 이보다 더 자랑스러운 사람은 없었다"며 "모든 역경을 이겨낸 사람, 챔피언이 필요한 나라를 남들이 외면할 때 흔들리지 않는 결단력과 용기로 그 부름에 응답한 사람, 우리의 미래와 가족으로부터 그를 영구히 제거하려는 총알에서 살아남은 사람, 가장 위대한 투사"라고 말했다.

에릭은 또 부친을 향해 "당신이 일어섰을 때 전 세계가 당신의 힘을 보았다"며 "당신이 얼굴에 묻은 피를 닦고 주먹을 공중에 들어 올린 순간은 미국의 정치 역사상 가장 용기 있는 행동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가 "파이트"를 외치자 당원들도 연호와 함성으로 호응했다.

오후 11시5분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93분간 연설이 끝나자 그의 가족들이 모두 무대에 올랐다. 멜라니아 여사는 무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볼에 키스하며 응원의 뜻을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빨간색과 파란색, 흰색, 금색 등의 풍선이 쏟아졌고, 이어 오페라 투란도트에 나오는 '아무도 잠들지 말라'의 가사인 '승리하리라(vincero)'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대관식의 막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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