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동남아 3개국 순방에 나섰다. 미국과의 관세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시 주석이 올해 첫 순방지로 동남아를 선택한 것은 관세에 공동 대응하고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4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날 오후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다.
시진핑 주석은 베트남 방문에 앞서 현지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과 베트남은 사회주의 우호 이웃 국가로 공동의 이상과 신념, 광범위한 전략적 이익을 갖고 있다"며 "전략적 의미를 지닌 중-베트남 운명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은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고 지역 및 세계의 평화 안정과 발전 번영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현재 세계의 변화, 시대의 변화, 역사의 변화가 전례없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대두하는 가운데 중국 경제는 어려움에 맞서 지난해 5% 성장을 달성하고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율을 약 30%로 유지하는 등 지속해서 세계 경제의 중요한 엔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평등하고 질서있는 세계 다극화 및 포용적 경제 세계화를 추진하고 광범위한 글로벌 남반구 국가들과 함께 개발도상국의 공동 이익을 수호해야 한다"며 "무역 전쟁과 관세 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보호주의에는 출구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자간 무역 체제를 확고히 유지하고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 안정을 유지하며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국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며 "역사적 출발점에 서서 함께 손을 맞잡고 나아가 새로운 장을 열고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에 새로운 기여를 하자"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하노이 도착 후 발표한 담화에서도 "공동 관심사인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중-베트남 운명 공동체 건설의 새로운 청사진을 함께 그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메시지는 미중 관세 전쟁에서 '반(反) 트럼프 연대'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에 46%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시 주석이 방문 예정인 캄보디아에는 49%, 말레이시아에는 24%의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중국이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생산 기지를 통해 우회 수출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싱가포르의 ISEAS의 방문 선임 연구원인 스티븐 올슨은 닛케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무역 질서를 훼손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중국이 규칙 기반의 무역의 수호자로 자리매김할 기회가 생겼다"며 "제3국 역시 중국을 미국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무역 상대국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응위옌 커 장 ISEAS 객원 연구원은 중국 펑파이신문에 "시 주석의 베트남 방문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의 혼란기에 직면해 지역 국가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할 의지가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이는 중국이 미국의 관세 인상에도 불구, 중국과의 협력이 여전히 유익하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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