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반정부·반중성향 단체로 알려진 홍콩언론인협회(HKJA)의 회장이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로부터 해고당했다고 밝혔다. 회장은 조직과의 관계를 끊고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지 말라는 요구를 거부해서라고 주장했지만 WSJ은 구조조정의 일환일 뿐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WSJ 홍콩 지국에서 중국 자동차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로 일했던 설리나 쳉은 사무실을 나와 기자들에게 "영국에 있는 상사가 언론인협회 선거에서 사퇴하라고 지시했다"면서 하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그간의 일을 설명했다.
쳉은 WSJ의 세계 취재 책임자인 고든 페어클로우가 이날 구조 조정의 일환이라면서 홍콩에서 직접 자신의 고용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신은 홍콩언론인협회를 계속 이끌겠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페어클로우에게 이메일로 논평을 요청했으나 받지 못했다.
쳉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정부가 기자들을 체포하고 자유주의 언론 매체를 폐쇄하는 상황에서 지난 6월 22일 홍콩언론인협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홍콩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 수십년간 주요 서방 매체들의 아시아 뉴스 허브 지위를 누려왔다. 하지만 홍콩보안법 등의 영향으로 몇 년 전부터 뉴욕타임스(NYT) 등 해외 언론들은 서울이나 싱가포르 등 아시아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 5월 WSJ은 "아시아 지역의 무게 중심을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옮기기 위해" 아시아 운영 방식을 변경하면서 홍콩에서의 구조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WSJ의 모기업인 다우존스 대변인은 쳉의 해고에 대해 일부 인사 변경과 구조조정 결정이 있었지만, 특정 개인(의 인사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콩언론인협회는 WSJ의 결정에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며 직원들에게 언론인협회에 참가하지 말라고 압력을 가함으로써 "독립 저널리즘을 위한 남은 공간의 쇠퇴를 앞당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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