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수단군이 21일(현지시간) 수도 하르툼의 대통령궁을 완전히 장악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수단군은 성명을 통해 "우리나라의 구석구석에서 더러운 민병대와 이 협력자들을 깨끗이 씻어내 승리를 거두기 전까지 전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단군과 대립해 온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은 몇 시간 뒤 텔레그램을 통해 여전히 대통령궁 근처에 머물러 있으며 다시 공격을 개시해 적군 89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궁을 위한 전투는 끝나지 않았다"며 대통령궁 탈환을 계속 시도할 뜻을 내비쳤다.
로이터는 군 소식통을 인용해 RSF 전투원들이 약 400m 거리에 있었으며 수단군이 드론 공격을 받아 수십 명이 사망했고 국영방송 소속 기자 3명도 사망했다고 전했다.
수단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대통령궁 내에서 군인들이 환호하는 모습과 유리창이 깨지고 벽이 총알로 뚫린 모습이 보인다. 최근 지어진 대통령궁 외장이 폭발로 찢어진 모습도 나온다.
여러 수단인들은 수단군의 대통령궁 탈환 소식을 반겼다. 하르툼에 사는 모하메드 이브라힘(55)은 "대통령궁 해방은 전쟁 이후 들은 최고의 소식"이라며 "이는 군대가 하르툼의 나머지 지역을 장악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다시 안전해지고 두려움과 굶주림 없이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수단은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가 2019년 쿠데타로 축출된 이후로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과 군부가 대립하면서 지속적인 정치 혼란을 겪어 왔다. 2021년 10월 두 번째 쿠데타로 집권한 압델파타흐 알부르한 대통령은 쿠데타에 도움을 준 RSF 사령관인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와 사이가 틀어졌고 RSF는 결국 2023년 4월 쿠데타를 일으켜 내전이 시작됐다.
이후 전쟁에다 홍수와 기근까지 겹치면서 수단 사람들의 고통은 더 심해지기만 했다. 유엔은 3000만 명 이상의 수단인이 구호가 필요하며 1200만 명이 고향을 떠난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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