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강요받는 이스라엘…강한 힘 보여줄 수밖에"[대사에게 듣는다]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
"한국 힘든 시기이나 더 강해질 것 확신…북한 등 위협 맞서 양국 군사협력 강화해야"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20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 News1 김도우 기자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20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김지완 기자 = 미국의 40, 41대 대통령을 지낸 로널드 레이건이 내건 외교안보 슬로건은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였다. 그는 "우린 힘을 통해 평화를 유지한다. 나약함은 적의 공격을 불러온다"고 생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내세우고 있어 주목받는 이 슬로건은 냉전 시기 소련과 같은 적을 상대로 미국은 언제든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결의를 믿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원조 미국마저 중간 중간 내려놓았던 이 슬로건을 지난 수십년간 중단 없이 실천하고 있는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20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대사관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불리한 안보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재 매우 강력한 경제를 가지고 번영하는 민주주의 국가가 된 성공 사례"라며 "이스라엘은 우리는 이웃과 평화롭게 살고 싶지만 주변 환경 때문에 강해져야 하고 그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다시 출렁하는 중동 정세로 인해 '공항이 편안할 만큼' 까다로운 보안 검색과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 하르파즈 대사를 만났다. 하르파즈 대사는 외무부에서 40여 개국이 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관할하는 국장직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9월 한국에 부임했다. 이전엔 필리핀과 아제르바이잔 대사를 지냈다.

다음은 일문 일답.

-가자지구 전쟁 상황은 어떤가.

▶이스라엘은 군사 작전을 재개했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끔찍한 전쟁을 시작했고 여전히 가자지구에 59명의 인질을 잡고 있다.(당시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약 1200명이 사망했고, 251명이 인질로 끌려갔다) 휴전이 시작되자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은 '10월 7일과 같은 일을 또 벌일 것이고, 이번엔 클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스라엘은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해 중범죄자들을 석방하는 데 상당한 대가를 치르려고 했지만, 하마스는 백악관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제안한 두 가지 제안을 거부하며 테러 활동을 재개할 준비를 했다.

이스라엘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며 세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인질들을 구출하는 것이다. 둘째,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통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셋째, 하마스의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에 대한 어떠한 위협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자국의 파괴를 원하는 이웃과 함께 살 수 없다. 그것이 우리가 처한 상황이다. 이스라엘군은 국제법에 따라 행동하고 있으며,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반면 하마스는 사람들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있다. 그들은 병원, 유엔 시설, 학교, 유치원까지 이용한다. 이것이 우리가 직면해야 하는 현실이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미국과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모든 것은 미국과 협력하여 이뤄지며, 다른 민주 국가들도 우리를 지원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마스, 번영하는 가자 건설 않고 테러조직 만들어"

-하마스를 상대로 한 전쟁이 공식 재개된 것인가.

▶휴전은 깨졌다. 하마스 때문에 군사 행동을 재개했다. 하마스는 인질 석방을 위한 합의를 계속 거부했다. 미국의 두 가지 제안도 하마스가 거부했다.

-하마스가 인질을 풀어주기 전까지는 군사 압박을 계속할 것인가.

▶물론이다. 다시 말하지만, 먼저 하마스는 인질들을 풀어줘야 한다. 그리고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계속 통제해서는 안 된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파괴를 원하고, 우리는 하마스가 우리에게 위협이 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 그들은 우리 국경에서 불과 100m 떨어져 있다.

이스라엘은 2005년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그런데 하마스는 번영하는 지역을 건설하는 대신 테러조직을 만들었다. 하마스는 이슬람 지하드 조직이다. 그들에게 국경 문제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들은 유대 국가를 파괴하기를 원한다. 이는 매우 명확하다. 그리고 그들은 2023년 10월 7일 끔찍한 테러 공격을 벌였다. 그들은 어린이와 노인들을 죽였고, 이스라엘 시민이 아닌 사람들도 성폭행하고 살해했다. 그들은 이스라엘 시민이 아닌 사람들도 인질로 잡고 있다.

본문 이미지 -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20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 News1 김도우 기자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20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 News1 김도우 기자

-하마스 병력은 어느 정도 남아 있나.

▶정확한 숫자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하마스가 휴전 협정을 이용해 세력을 재편성하고 이념에 맞는 사람들을 모집했다는 것은 말씀드릴 수 있다. 우리는 그들의 지도자들을 사살하는 데 성공했고, 이에 따라 하마스는 극적으로 약화했지만 여전히 그들의 이념을 고수하며 무기를 생산하고 이스라엘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테러 인프라 구축에 이용했다. 10월 7일 테러 공격이 발생하기 몇 년 전부터 국제사회는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NGO) 등을 통해 가자지구에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 하마스는 무엇을 했는가? 그들은 거대한 터널과 지하 도시 등의 테러 인프라를 구축했다.

하마스가 무기, 미사일, 그리고 사람들을 모집하는 데 수십억 달러가 들었다. 이 모든 자금은 주로 이란과 국제기구에서 나왔다. 이것이 하마스가 하는 일이다. 그리고 국제사회는 눈을 감고 있었다. 이제 이 사실이 분명해졌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하마스는 유엔 시설과 학교, 병원도 이용하고 있다. 그들은 자기 국민은 신경 쓰지 않는다.

-하마스가 59명의 인질을 억류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들의 현재 상태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30명 이상의 인질이 사망했고 24명이 생존해 있다고 본다. 하마스는 적월십자사의 방문도 허용하지 않는다. 인질들은 모두 끔찍한 상황에서 1년 5개월 이상 억류되어 있다. 우리는 끔찍한 환경에서 석방된 인질들을 보았다. 우리는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적과 싸우고 있으며 이는 모든 사람이 규탄해야 한다. 또한, 우리가 모든 사람을 무사히 집으로 데려와야 하는 것은 유대교와 이스라엘의 문화에 따른 것이다.

"이란 문제, 외교적 해결 안되면 모든 선택지는 테이블 위에"

-네타냐후 총리가 정치적 이유로 계속 전쟁을 이어간다는 서방 언론의 지적이 있다.

▶초점을 진짜 문제에서 돌리려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진짜 문제는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거부하고 테러 이념을 포기하지 않는 집단이라는 점이고,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군사 활동을 재개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우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전략에 대한 생각은.

▶이스라엘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이다. 이스라엘을 지지해 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에 감사하다. 그의 지지는 무조건적이었다.

후티 반군은 국제적 문제다. 이들은 이란이 후원하는 테러 집단이다. 국제 해상 물류를 방해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 사회는 이 문제에 적극 개입하기를 꺼려왔다. 하지만 미국은 마침내 후티족을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이 문제는 이스라엘만의 것이 아니다. 하마스에 관해서는 국제사회와 미국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매우 가까운 동맹국이고, 우리는 항상 미국과 협력하여 일을 처리한다.

이란은 핵(무기) 보유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한국의 입장도 이란의 핵 개발에 반대하는 것이다. 확실히 이란은 수년 동안 국제사회를 속여 왔고,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보유에 분명히 반대한다. 우리는 미국과 협력하고 있으며, 이란 문제도 외교적 노력과 합의에 따라 해결되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모든 선택지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우리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개발 구상에 대한 생각은.

▶틀에 박힌 사고를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환영한다. 이 구상은 사람들이 가자지구에서 떠나기로 동의하고, 주변 국가들이 그들을 받아들이기로 동의할 때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이것은 사람들을 추방하는 것이 아니다. 가자지구는 지옥이기 때문에 이 구상이 나온 것이다. 그리고 가자지구를 파괴한 것은 하마스다. 2005년부터 가자지구는 경제가 번영하는 훌륭한 곳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하마스는 테러리즘의 길을 선택했고, 그것이 오늘날의 상황이다. 따라서 가자지구는 새출발이 필요하다.

"이스라엘, 북한과의 도전에 맞서는 한국 전적으로 지지"

-격동하는 한국 정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먼저, 이스라엘은 한국과 매우 가깝고 우호적인 나라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양국은 모두 1948년 독립했고 오랜 세월 매우 가난했지만, 성공적인 역사를 만들어 왔다. 양국은 매우 혁신적이며, 도전적인 환경을 접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한국의 정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지만, 이 문제에 개입하진 않는다. 이스라엘은 한국을 지지한다고 말할 수 있다. 여러분에게 힘든 시기일 것이다. 다만 중동의 유일한 민주주의 국가로서, 우리는 민주주의와 민주적 가치를 지지한다. 앞으로 한국이 점점 더 강해질 것으로 확신한다.

본문 이미지 -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20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 News1 김도우 기자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20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 News1 김도우 기자

-한국과 이스라엘 간 양국에 윈윈이 될 수 있는 협력 분야로 뭐가 있을까.

▶첫 번째는 국방 협력이다. 중동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우리가 배운 것은 특히 북한 등의 위협을 받을 때 다른 국가와의 국방 협력이 더욱 긴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혁신, 인공지능(AI), 양자 기술이다. 이스라엘과 한국은 이 분야에서 매우 발전했다. 셋째, 과학 분야다. 넷째, 인적 교류이다. 이것들이 우리가 진행할 주요 협력 과제고,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스라엘과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다는 점을 덧붙이고 싶다. 한국은 이스라엘이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FTA를 체결한 국가고, 이스라엘은 한국이 중동 국가 중 처음으로 FTA를 체결한 국가다.

관광과 관련해서 한국은 특히 꽃이 피는 지금 이스라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재계 교류, 성지 순례, 관광 또한 중요하며, 최근 한국인들의 이스라엘 방문이 다시 증가하고 있어 매우 기쁘다. 우리는 한국인들을 사랑하며, 한국인의 문화와 역사를 존경한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한국에 관해 이야기하면 그들의 눈이 반짝인다.

-이스라엘은 안보 전략 측면에서 철저하단 인상을 받는다.

▶아니다. 이스라엘은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다. 2023년 10월 7일 가자전쟁, 이스라엘 독립 전쟁, 그리고 욤키푸르 전쟁을 포함해 우리가 치른 전쟁은 우리가 시작한 것이 아닌 우리에게 강요된 것이었다. 우리는 이웃과 평화롭게 살고 싶다. 이스라엘은 불리한 안보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재 매우 강력한 경제를 가지고 번영하는 민주주의 국가가 된 성공 사례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1950년 북한에 의해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이스라엘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이웃과 평화롭게 살고 싶다. 가장 좋은 예는 아브라함 협정을 통해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모로코와 관계를 맺은 것이다. 온건한 아랍 세계와 급진적인 아랍 세계가 있는데, 급진적인 아랍 세계는 이란, 시리아 및 기타 테러 단체 등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다만 우리는 주변 환경 때문에 강해져야 하고 그 힘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정상화는 언제쯤 될 것 같은지.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존중하며 조만간 평화로운 관계를 맺기를 바란다.

-이스라엘도 북한을 위협으로 보나.

▶그렇다. 이스라엘은 북한과의 도전에 맞서는 한국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우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 북한의 지원을 받아 2007년 시리아에 핵 시설이 건설됐는데 우리가 이를 파괴했다. 북한은 이란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말씀했듯이 북한에서 생산된 탄약도 발견됐다. 북한은 세계에 위협이 되고 있으며, 한국엔 확실히 위협이 되고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한국과 매우 긴밀한 국방 협력을 맺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여러분을 100% 지지한다.

allday33@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