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 정책을 통해 제조업 부활을 약속했지만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미국 제조업은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
자동차부터 가전제품까지 거의 모든 제품에 사용되는 나사 비용이 오르면서 제조 공급망이 벌써 타격을 받았다.
트럼프가 상호관세가 아니라 더 광범위한 보편 관세로 기울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저물가 시대로 복귀를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트럼프가 이달 중순 발효한 철강 및 알루미늄 25% 관세로 나사 가격이 오르면서 제조 공급망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에서 수입되는 강철 나사는 기존 45% 관세에 새로운 25% 관세가 더해진다. 관세 인상으로 10센트짜리 나사의 가격이 17센트로 올라간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 제조업 경영진들은 수입품을 대체하는 데 필요한 강철 와이어나 나사 및 기타 패스너를 생산할 수 있는 미국 현지 공장이 없다고 WSJ에 불만을 토로했다.
WSJ에 따르면 일부 건설업체들은 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을 때까지 건설 프로젝트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가능성도 언급한다.
이론적으로는 관세가 한 번 인상되면 물가도 일회성으로 오른다. 물가상승률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가 관세가 시행되고 1년 정도 지나면 다시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관세는 다른 방식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할 수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트럼프가 세운 보호무역 장벽으로 경쟁이 줄어 들면서 국내 생산업체들이 가격을 더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경쟁이 줄어 들면서 국내 제조업체들은 최신 기술을 도입하거나 작업자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도 덜 느끼게 되어 장기적으로 비용에 상승 압박이 가해지는 것이다.
WSJ은 "값싼 물건의 시대는 이미 끝났고 관세 위협이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는 지난 수십 년 간의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을 끝내고 팬데믹 이후 상품 가격 상승을 시작했고 관세 위협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할 수 있다고 WSJ은 예상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로 예고한 관세 정책의 범위를 더 광범위하게 잡고 이전에 논의됐던 상호 관세 대신 최대 20% 보편 관세를 선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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