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에 중국 수출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전세계 무역국을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를 유예하면서도 중국에는 145%의 초고율 관세를 추가 부과했다. 이에 커피머신·요가복 등을 생산하던 공장들이 미국으로의 선적을 중단하고, 주 3~4일만 가동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왕신 선전(Shenzhen)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협회 회장은 "지금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고 말했다.
3000여 개 수출업체를 대변하는 전자상거래협회의 회원사들은 미국 현지 창고 임대계약 해지와 재고 제품 가격 인상 등으로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광저우의 한 속옷·요가복 온라인 판매업체는 아마존, 테무, 쉬인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미국 출하를 이달 초 완전 중단했다. 일부 인기 제품은 최대 30%까지 가격을 인상해 수익 확보에 나섰다.
해당 업체의 세일즈 매니저인 황룬은 블룸버그에 "3월 말 긴급 회의를 열어 다음 단계 전략을 논의한 결과, 더는 미국 시장에서 싸우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중국 수출업체들의 철수는 미국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생필품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백악관이 관세 정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중국 역시 경제적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왕신 회장은 협회가 실시한 최근 업계 설문조사를 인용하며 "최대 수출 시장이 사실상 사라지는 바람에 다수의 공장들이 생산 일수를 주 3~4일로 줄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은행 대출과 근로자 급여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개월 안에 대규모 공장 폐쇄와 해고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닝보의 한 커튼 제조업체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제니 황도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는 있지만 현재 고객의 90%가 미국이라 상황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미국 수출은 관세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보류하기로 했다"며 "그때까지는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 대체 시장을 탐색하고 있다"고 알렸다.
왕 회장은 "관세가 54%로 인상됐을 때도 이미 업체 입장에서 마진은 없었지만 새로운 시장을 모색할 때까지 버티자는 전략이었다"며 "관세가 125%, 145%까지 인상된 뒤에는 모두가 미국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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