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푸틴 흑해휴전 조건 '제재 완화' 일축…"오히려 강화해야"

'의지의 연합' 27개국 정상회의…英총리 "제재 강화 합의"
평화군 파병은 의견 갈려…英·佛 중심 일부만 참여 전망

지난 달 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좌)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지난 달 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좌)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유럽 정상들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러시아는 앞서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흑해 해상에서 휴전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도 자국에 대한 서방의 제재 완화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유럽이 이를 거부하며 흑해 해상에서의 휴전 이행이 불투명해졌다.

27일 키이우 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른바 '의지의 연합'을 논의 중인 유럽 27개국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전과 종전 이후 평화 유지에 대해 논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을 배제한 채 러시아와 직접 대화에 나서자 유럽도 나름의 종전 로드맵 도출에 나섰다.

유럽 정상들은 러시아의 제재 완화 요구를 일축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회담 직후 "우리는 러시아 제재를 어떻게 강화할지에 대한 논의를 주고받았다"며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로 데려오려는 미국의 종전 구상을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제재 완화보다는 오히려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명한 합의가 있었다"고 알렸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제재 완화는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라며 "명시적인 평화 협정 없이 제재부터 완화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제재 완화는 매우 위험한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25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국과의 회담 이후 자국 농산물·비료 수출 제재 등 농업 관련 제재의 완화를 흑해 추가 휴전의 선결 조건으로 요구했다.

전쟁 발발 이후 국제사회는 러시아 국영 농업은행과 농업 기업 등이 국제결제시스템(SWIFT)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식으로 러시아의 농산물 수출을 사실상 제재해 왔다. 이에 러시아는 이러한 결제시스템 차단을 풀고 식량·비료 수출 기업이나 보험사 등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것으로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지만, 제재 완화에는 실질적으로 유럽의 동조가 필요한 만큼 국제사회의 시선은 유럽 대륙에 쏠렸다. 이날 유럽이 러시아의 요구를 일축하며 흑해 해상에서의 휴전 이행이 불투명해졌다.

다만 종전 이후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의지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 구상에 대해서는 유럽 정상들 간에도 의견이 갈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병력 파견에 대해서는 만장일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사실 만장일치가 필요한 사안은 아니다"라며 프랑스·영국이 파병을 주도할 것이라고 알렸다. 양국이 빠른 시일 내 우크라이나로 향해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모든 유럽 국가들이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몇몇은 역량이 되지 않고, 정치적 지형상 곤란함을 표하는 국가들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간 파병 불참을 선언해왔던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도 참여 거부 의사를 밝히며 미국이 차기 유럽 정상회담에 참여해 종전 구상을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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