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신뢰할 수 없는 우방'으로 전락함에 따라 미국의 오랜 동아시아 지역 파트너인 한국·일본이 국방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사설에서 한국과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한 안보 공백에 대비해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양국 간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FT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러시아보다도 막강한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이 부상하고 있다"며 "1950년대 이래 국방의 한 축을 미국에 맡겨온 일본과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임한 만큼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짚었다.
FT는 겉으로는 여전히 미국과 한일 간 관계가 굳건하지만,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는 지원이 없을 수 있다고 봤다.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이 미국 반도체를 "훔쳐갔다"고 비난할 뿐 대만을 위해 희생까지 감수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이 국방비 지출을 늘리면 자국 안보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미국이 제기하는 '무임승차론'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에 대해선 핵보유국인 북한의 위협에도 GDP의 2.8%가량만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다며 증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국 간에는 물론 지역 내 민주주의 국가들과도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영국, 이탈리아와 함께 전투기를 개발하기로 한 결정을 호평하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언급한 '아시아판 나토' 구상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그럼에도 한일 양국 간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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