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빈 교황의 유언…"장식없는 무덤에 이름 하나만 남겨라"(종합)

"매장 장소에 대해서만 유언 남긴다"…바티칸 아닌 로마 산타마리아 대성당 지목
"'프란치스쿠스' 비문 하나만 새겨야"…공식 사인은 뇌졸중 따른 심부전

가톨릭 신자들이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이 알려진 후 십자가를 들고 성 베드로 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2025.4.21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가톨릭 신자들이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이 알려진 후 십자가를 들고 성 베드로 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2025.4.21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에 있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성모 마리아) 대성당 안에 소박하고 장식 없는 무덤을 만들어 묻어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로이터 및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바티칸(교황청)은 교황이 남긴 유서를 공개했는데 유서에는 장식 없이 소박하게 프란치스코라는 이름만 새긴 채 땅에 묻어달라고 부탁했다.

교황은 2022년 6월 29일 자 유언장에 "제 지상 생활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고 영원한 삶에 대한 생생한 희망을 품고, 제 매장 장소에 관한 유언만을 남기고자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제 유해가 교황청 산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안치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당 측면 본당의 정확한 위치를 명시하고, 명확성을 위해 도표까지 첨부했다. 장례 비용은 사전에 마련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덤은 땅속에 묻혀야 한다. 특별한 장식 없이 소박하게, 그리고 '프란치스쿠스'(Franciscus, 프란치스코의 라틴어 표기)라는 비문 하나만 새겨져 있어야 한다"고 부탁했다.

교황은 유언을 마무리하며 주님께 "저를 사랑하고 저를 위해 계속 기도해 줄 사람들에게 마땅한 보상을 내려주시기를" 간구했다.

교황의 시신은 교황의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미사 공간에서 23일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바티칸(교황청)은 구체적인 내용은 22일 추기경 회의를 거쳐 결정한 뒤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교회 관례에 따르면 장례는 통상 성베드로 광장에서 치러지며 선종일로부터 4~6일 내로 안장된다. 이에 따라 장례식은 25~27일 사이에 치러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의 성당에 안치되면 그는 100여 년 만에 바티칸이 아닌 장소에 안장되는 첫 교황이 된다.

본문 이미지 -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성당에서 한 수녀가 프란치스코 교황 초상화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2025.04.21.  ⓒ AFP=뉴스1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성당에서 한 수녀가 프란치스코 교황 초상화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2025.04.21. ⓒ AFP=뉴스1

한편 교황청은 이날 교황의 선종 증명서도 공개했는데 이에는 교황이 뇌졸중을 일으켰다고 기재됐다.

뇌졸중이 혼수상태와 돌이킬 수 없는 심부전을 발생시켜서 사망했다는 것이다. 88세 고령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폐렴으로 5주간 입원한 후 퇴원 했다가 한 달 만에 서거했다. 교황은 사망 전날인 20일까지도 JD 밴스 미국 부통령 면담과 성 베드로 광장 강복까지 하며 바쁜 일정을 보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서거로 로마 가톨릭교회는 '사도좌 공석(Sedes Vacans)' 상태가 되었다. 사도좌 공석이 되면 교황 궁무처장(Camerlengo)이 공식적으로 이를 확인하고, 어부의 반지(교황 인장)를 파기해 임기 종료를 나타낸다.

또한 추기경단이 모여 새 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회의(콘클라베) 일정을 결정한다. 콘클라베는 선종일로부터 15∼20일 내로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다.

콘클라베는 만 80세 미만의 추기경들이 시스티나 성당에서 격리된 상태로 투표를 진행한다. 3분의 2 이상의 득표를 얻은 후보가 새 교황으로 선출되며, 결과는 '흰 연기'로 알린다.

가장 긴 사도좌 공석은 1799~1800년(207일), 가장 짧은 것은 1878년(13일)이었다. '빈자의 친구'라는 별명을 가진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에 장례 예식을 대폭 간소화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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