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마지막 순간까지 성직자로서 사목 활동을 이어갔다. 임종 전날인 부활절에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나와 오직 교황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강복을 세계에 선사했다.
폐렴을 겪던 교황은 전달 23일 퇴원한 뒤 치료를 병행하며 사목 업무를 계속했다. 지난주에는 17일 로마 시내 교도소를 찾은 데 이어 19일 성 베드로 대성당 방문, 20일 JD 밴스 미국 부통령 면담과 성 베드로 광장 강복까지 바쁜 일정을 보냈다.
CNN방송은 "교황이 임종 직전까지 교회를 위해 봉사하며 기독교 최대 행사인 부활절 기념식에 최대한 참여했다"며 이 때문에 그의 갑작스러운 선종이 더욱 충격으로 다가온다고 보도했다.
교황은 20일 부활절 미사를 직접 집전하지는 못했지만 미사 말미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깜짝 등장했다. 그는 광장에 모인 군중을 향해 손을 들어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 로마와 온 세계에)라고 불리는 특별 강복을 했다.
우르비 에트 오르비는 교황만이 내릴 수 있는 강복으로 가톨릭교회에선 모든 벌을 면죄받을 수 있는 전대사로 여겨진다. 부활절, 성탄절 같은 특별한 때에만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이 강복이 거행된다.
교황은 강복 뒤에는 전용차를 타고 성 베드로 광장을 둘러보며 신자들과 즐겁게 인사를 나눴다. 그가 폐렴으로 2월 입원한 이래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교황은 평소 일반 대중들과의 만남을 즐긴 바 있다.
교황이 '이스터 먼데이'(부활절 이튿날 월요일)에 선종한 사실 역시 더 큰 울림을 준다. CNN방송은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시점에 교황의 선종은 매우 충격적이면서 알맞아 보이기도 한다"며 "부활절의 메시지가 죽음과 새로운 생명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생전 교황이 건강 악화로 사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교황은 하지만 88년 일생의 마지막까지 교회를 섬기길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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