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30시간 '부활절' 휴전은 당근보다 채찍이 낫다는 것을 증명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계속해서 유인하려는 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합의하지 않은 채 19일 오후 6시부터 21일 0시까지 일시적인 부활절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느 한쪽 때문에 전쟁 종식이 어려워지면 중재 노력에서 물러나겠다고 압박을 가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움직임이다.
트럼프가 손을 떼겠다고 위협한 직후 마치 푸틴이 일시적 휴전을 선포한 것처럼 보인다. 이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현재로서는 트럼프의 채찍이 당근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텔레그래프는 군사전문가 사설을 통해 "트럼프가 러시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을 푸틴은 잘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몰락하면서 러시아는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이란의 드론과 무기를 공급받는데 트럼프가 이란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미지수라는 점도 푸틴을 압박한다.
하지만 푸틴의 일방적 휴전 선언은 트럼프를 달래고 협상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려는 계략에 불과하다고 텔레그래프 사설은 지적했다. 푸틴은 자신이 제안한 인도주의적 휴전을 우크라이나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돌리는 "조잡한 시도"라고 사설은 설명했다.
푸틴의 일방적 휴전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2023년 1월 정교회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평화의 날을 선포했는데 당시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군사적 목적의 전략적 휴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CNN방송 역시 "러시아 휴전 발표는 갑작스럽고 일방적"이라며 "휴전 발표 뒤에는 숨겨진 전략이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갑자기 서둘러 30시간이라는 휴전을 발표한 것은 트럼프의 화를 달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푸틴이 평화적 휴전을 제안한 것처럼 보이면서 문제가 아닌 해결책을 제시하는 피스메이커로 비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스카이뉴스는 분석했다.
30일 아니라 30시간이라는 휴전으로 푸틴은 실제 크게 양보하지 않고도 트럼프를 다시 자기 편으로 돌릴 수 있고 이는 군사적 작전이라기 보다는 외교적 춤사위에 가깝다고 스카이뉴스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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