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유럽연합(EU)과 중국이 7월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차별 관세 전쟁에 대한 공조 강화를 논의할지 주목된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8일(현지시간) 리창 중국 총리와의 통화에서 "7월 열리는 EU·중국 정상회의가 양측 외교관계 수립 50주년을 기념할 적합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집행위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리 총리가 이날 건설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양자 및 세계 이슈를 점검했다"며 "위원장은 세계 경제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EU·중국 정상회의는 관례적으로 EU 본부가 위치한 벨기에 브뤼셀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번갈아가면서 개최된다. 브뤼셀 회의에는 일반적으로 중국의 총리가 참석하고 베이징 개최 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선다.
앞서 EU가 중국과 수교 50주년을 맞아 올해 브뤼셀에서 정상회의 개최를 준비하면서 특별히 시 주석을 초청했지만 중국 측이 거절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따라서 7월 회의가 브뤼셀에서 열리면 시 주석 대신 리 총리가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EU와 중국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재취임후 벌이고 있는 막무가내 관세 전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은 지난 2일 전 세계 각국에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중국에는 34%, EU에는 20% 관세를 매겼고 추가 관세 위협도 서슴지 않고 있다.
EU와 중국은 지난해 중국산 전기차 관세와 유럽산 고급 주류 관세로 치고받으며 얼굴을 붉히다가 최근 들어 다시 해빙 무드다.
올들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유럽 순방에 이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 등 유럽의 고위급 인사들이 잇따라 베이징에 발걸음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립주의 행보 속 중국이 미국 우방들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글로벌 리더십 확대에 나설 거란 분석이 제기된다.

EU 집행위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리 총리의 8일 통화에 관해 "위원장은 미국의 관세로 인한 광범위한 혼란에 대응해 두 세계 최대 시장인 유럽과 중국이 자유롭고 공정하며 공평한 경쟁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강력하고 개혁된 무역 체계를 지원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위원장은 현 상황에 대한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촉구하고 추가적인 긴장 고조를 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위원장은 관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무역 전환(trade diversion), 특히 이미 전 세계적인 과잉 생산의 영향을 받는 분야의 문제를 다루는 데 중국의 중요한 역할이 있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무역 전환이란 관세 부과나 무역 협정의 변화로 상품의 흐름이 원래 교역국에서 다른 나라로 옮겨가는 현상을 말한다. EU는 중국의 과잉 생산 고착화와 중국산 저가 상품 범람, 자국 산업 보호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온 바 있다.
집행위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리 총리는 무역 전환 추적과 어떤 상황 전개도 적절히 다루기 위한 메커니즘 설정에 관해서 논의했다"고 했다.
이어 "위원장은 양자 무역 재균형과 유럽 기업 및 제품, 서비스의 중국 시장 접근성 개선을 위한 구조적 해법의 시급성을 재차 강조했다"고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서는 중국이 평화 프로세스에 의미 있게 기여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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